현대캐피탈 TV광고서 전화번호 빠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5.08.14 06:30
글자크기

여신금융협회, 캐피탈사 광고 자율 자제 방안 마련…대부업·저축銀 '형평성' 지적

대부업체, 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사도 자극적인 문구의 신용대출 TV광고를 자제하기로 했다. 대부업계는 법으로 제한한 반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는 업계 스스로 제한키로 했다.

1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캐피탈사 방송광고에 대한 자율적인 자제 방안을 마련했다.



자율 자제방안에 따라 캐피탈사는 광고 문구에 '쉽게', '편하게' 등의 문구를 담거나 전화번호 등을 통해 대출의 신속·편리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자제하기로 했다. 대신 기업이미지 광고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캐피탈업계에선 현대캐피탈만이 신용대출(다이렉트론)과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측도 이 같은 방안을 받아들여 지난 10일부터 신용대출 TV광고에서 전화번호를 뺀 광고를 하고 있다.



여기에 캐피탈사들도 대부업체, 저축은행과 동일하게 어린이, 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시간에는 방송광고를 최대한 안하기로 했다. 평일은 오전 7~9시, 오후 1~10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7시~밤 10시까지다. 대부업과 저축은행 방송광고 제한은 다음 달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캐피탈사 광고는 고금리 대출에 주력하는 일부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의 과대광고와는 다르다"면서 "캐피탈 업계는 방송광고를 하는 회사가 거의 없어 법적규제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캐피탈업계가 방송광고 자율적인 자제에 나선 이유는 대부업계와 함께 방송광고 규제를 받게 된 저축은행업계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캐피털·카드사 등 여신상품을 취급하는 다른 금융업권의 광고도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캐피탈업계의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13~29.9% 수준으로 매긴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상품 금리(13~34.9%)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들은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 과도한 광고를 하고 있지도 않고 있다"면서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22%대로 저축은행의 27%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피탈업계의 이 같은 방송광고 자율 자제안와 함께 여신전문금융업에 대한 사전광고 심의제 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여신금융전문업법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 심의와 법제처 심사를 무리 없이 통과한 것. 이에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중으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상품 광고를 하려면 광고계획서와 광고안을 여신전문금융업협회(이하 협회)에 제출해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 결과 광고의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등이 발견되면 협회는 해당 회사에 대해 광고의 시정이나 사용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안은 또 매분기별 광고 심의 결과를 해당 분기의 말일부터 1개월 이내에 금융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에서는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대부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에서 사전 광고 심의를 하고 있다"면서 "여신금융업은 협회 차원에서 광고 심의는 이뤄지지 않아 사전심의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