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재계 노심초사…대상 최소화에 취지퇴색 우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5.08.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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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일단 끝까지 기다려보자…SK 기대, 한화 '기대반 우려반'

대기업 총수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면 대상에 최종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SK는 '기대중', 당초 사면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한화는 '기대반·우려반' 등 분위기가 나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현웅 법무장관은 지난 10일 사면심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특별사면안을 박 대통령에게 이날 상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안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구자원 전 LIG그룹 회장 등 극소수의 인사들만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SK (207,000원 ▼12,000 -5.5%), 한화 (27,450원 ▲150 +0.55%), LIG그룹 등 주요 대기업은 박 대통령의 최종결정까지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각 기업 비서실에서 사면 관련 시나리오를 모두 짜놓은 것으로 안다"며 "사면 대상이 축소됐다는 소식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집중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사면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차분히 기다려보자면서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SK는 그동안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을 수펙스추구협의회로 메꿔왔다. 수펙스추구협의는 전문경영인들이 참여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이다. 하지만 SK네트웍스의 KT렌탈 인수 무산 등 대규모 M&A(인수합병)에서 연이어 실패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 오너의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법무부 안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지자 기대가 한풀 꺾이기도 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최 회장만 사면될 경우 해외 파트너와의 사업 추진이나 10년 후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오너가 직접 나서야 하는 부분의 추진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전해진다.


SK 관계자는 "현재까진 들리는 얘기일 뿐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기대반·우려반인 분위기다. 당초 김승연 회장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다가 특별사면안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일단 사면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차분히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만약 사면이 안될 경우,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책임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LIG그룹 역시 당초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구자원 LIG그룹 회장, 구 전 회장의 아들인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이 법무부 안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지자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LIG 관계자 역시 "기업 경영이 위축될 수 있어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마지막까지 사면이 될지 안될지 알 수 없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면을 앞두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당초 경제활성화를 위해 광복70주년 특별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경제인 규모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된다 했다가 안된다 하니 헷갈린다"며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폭넓은 사면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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