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서울, '노른자' 중구 합치고 강남 쪼개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5.08.12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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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선거구 어떻게 바뀌나③-서울]중구 최대 관심..강서·강남 1석씩 증가 유력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서울의 선거구 중 변화가 불가피한 곳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중구, 강남구갑, 강서구갑, 은평구을 4곳이다. 이중 인구 하한 기준(13만9380명) 보다 적어 연접 지역과 합구를 해야 하는 곳은 중구이고 나머지는 상한 기준(27만8760명)을 넘어 분구를 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 방식에 따라 서울의 의석수는 1~2석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호준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중구의 인구는 12만6817명이다. 하한 기준보다 1만명 이상 적다. 서울의 핵심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지역구로 상징성이 큰 만큼 어떻게 합구가 이뤄질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그만큼 시나리오도 다양하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용산구에서 지역구 일부를 떼어주는 방식이다. 인구 2만명 정도의 용산구 청파동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중구 일대의 재개발이 2018년까지 완료된다면 인구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많은 인구의 합류는 필요하지 않다.

중구와 종로구가 합구하는 방안도 있다. 두 지역은 과거 70~80년대에 같은 선거구로 묶였었던 전력도 있지만 인구구조 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종로구의 인구수는 15만5000명 수준이다. 중구와 합구를 하면 인구수가 28만명이 넘어 또다시 분구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종로구에서 2~3만명 규모의 동을 중구에 떼어 주면 오히려 종로구가 하한 기준을 못맞추는 상황이 발생한다.

성동구쪽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성동을(약 14만명)·성동갑(약 15만명)과 중구가 선거구를 합친 이후 인구 20만명 규모의 2개 선거구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 경우 지역구가 3개에서 2개로 줄게 된다. 중구의 정호준 의원 외에도 최재천(성동구갑), 홍익표(성동구을) 의원이 모두 새정치연합 인사들이라 야권에서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중구에서는 정호준 의원과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으로 유명한 지상욱 새누리당 중구 당협위원장의 대결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중구가 '정치 1번지' 종로구와 합구가 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현역인 정세균 의원(새정치연합)뿐만 아니라 종로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새누리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박진 전 의원 등 거물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의 지역구인 강남구갑의 인구수는 30만2463명이다. 강남구 전체 인구(약 57만명)를 고려했을 때 강남구갑 하나를 분구하는 것 보다 강남구갑과 강남구을에서 일부 지역을 빼 강남구병을 만드는 안이 유력하다. 강남구가 여권의 텃밭이기에 새누리당 입장에서 반길 일이다.

강남구갑에는 이곳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구 전 의원이 복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남구병이 생길 경우 이 지역 출마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 강남구을에서는 야당에서 비례대표를 지냈다가 지난 19대 총선 경선에서 정동영 전 의원에게 밀렸던 전현희 전 의원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갑의 인구수는 31만5425명이다. 역시 전체 59만명에 달하는 강서구 인구를 볼 때 강서구갑과 강서구을이 각각 10만명 정도의 지역을 떼내 강서구병을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불똥은 강서구을의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에게 튈 수 있다. 강서구을은 여권이 강한 방화동과 공항동, 야권이 우세한 염창동과 가양동 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만약 방화동과 공항동이 신설 강서구병으로 향한다면 김 의원의 총선 전략에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야당에서는 강서구을지역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강서구병의 경우 여당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새누리당 인사들이 대거 강서구병 출마를 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비례대표인 한정애 의원의 분구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인 은평구을도 인구수 29만6874명으로 분구를 해야 한다. 다만 강남구와 강서구처럼 복잡한 상황은 아니다. 새정치연합 이미경 의원의 은평구갑(약 21만명)에 지역 일부가 넘어가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연접 지역인 역촌동(약 5만명), 갈현1동(약 2만5000명), 갈현2동(약 2만8000명) 등 어디를 빼도 무난하다.

은평갑에서는 여당의 최홍재 전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 주영미 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회장이 이미경 의원에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은평을에서는 정의당 김제남 의원(비례대표), 새정치연합의 강병원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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