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부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송파구 오금동 '오륜파크빌' 모습. / 사진제공=대법원
지난 6월 동부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오금동 '오륜파크빌' 5층(전용 70㎡)이 단연 눈에 띠었다. 지은 지 10년 된 아파트로 방이 3개라 중학생 자녀(2명)들에게 방 한칸씩 줄 수 있고 감정가도 3억2600만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지하철 5호선 방이역이 500여 미터로 가까웠고 얘들 학교와도 멀지 않았다.
하지만 이씨는 낙찰에 실패했다. 무려 감정가보다 2688만원이나 높은 3억5288만원을 써 낸 사람이 있었던 것. 더 놀라운 건 이 물건에 입찰한 27명 중 5명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다. 이씨는 "첫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인 3억2600만원만 썼어도 낙찰 받았을 것을 생각하니 억울하다"고 아쉬워했다.
유찰횟수에 따른 상반기 서울지역 아파트경매 분석. / 자료제공=부동산태인
감정가가 대개 시세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10건 중 1건이 시세보다 높게 낙찰되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이씨의 경우처럼 1회 유찰됐어도 신건 낙찰과 마찬가지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까지 계산하면 최근 아파트 경매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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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 상반기(1~6월)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의 17%는 유찰되지 않고 낙찰됐다. 경쟁률은 3.4대 1이었고 낙찰가율은 103.7%였다. 반면 1회 유찰된 후엔 경쟁률이 9.8대 1로 치솟았고 낙찰가율은 93.2%였다. 전체 83%는 2회 유찰 전에 주인을 찾았다. 2회 유찰된 물건도 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아파트 경매시장은 주변 시세보다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장점이 사라졌다"며 "다만 감정평가가 이뤄지고 나서 몇 개월이 지나면서 시세 변동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잘만 고르면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