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공행진속, 하락세 지속되는 곳 어디?

머니투데이 세종=김민우 기자 2015.08.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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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씨날]세종시, 나홀로 '저공비행'..공급증가 탓

#전세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세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5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가격은 전기대비 2.6% 올랐다. 감정원은 올 하반기에도 2.2%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연간 전세가격 상승률이 4.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다면 전세각격이 평균 1000만원은 오른다는 얘기다. 전세가 상승률이 10%를 넘는 서울 강동구(11.8%), 경기 안양(10.2%), 경기 오산(10.9%), 경기 고양(10.7%) 등은 이미 올 상반기에 2억원짜리 전세가를 기준으로 평균 2000만원이나 올랐다.

그러나 전세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과 달리 세종시민들은 전세가격이 떨어 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세종시민 4명중 1명은 하반기에도 세종시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세종시민 4명 중 1명, 전세가격 떨어질까 '끙끙' = 2일 KDI가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지역별 주택전세가격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의 경우 응답자의 25%가 전세가격이 '완만하게 하락'(-2%이상~0%미만)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세종시민 4명중 1명은 전세가격이 최대 -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다.

서울과 6개 광역도시의 경우 전세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4.3%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응답자 1000명 가운데 69.4%는 하반기 전세가격이 1%이상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고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 전망한 사람의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전셋값 고공행진속, 하락세 지속되는 곳 어디?


◇세종시 전세가격, 2년동안 지속 '하락' = 세종시민의 이같은 전망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 17개시도 가운데 세종시만 유독 2년 연속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2013년 10.7%까지 치솟았던 세종시 전세가격은 2014년 -6.3%로 급격히 떨어졌다. 2015년 상반기 전세가격 변동률은 -0.2%로, 하락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하향세다. 올 상반기에 전세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전국 17개 시도가운데 세종시가 유일하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13년 3438가구에 불과한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1만7382가구로 최고 정점을 찍게 된다. 2013년 정부세종청사 1단계 이전으로 인해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해 전세값이 급등했지만 이후 주택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늘다보니 전세값이 떨이지게 되는 것이다.

◇언제까지 떨어질까? =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2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년 뒤에는 '빨대효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가격은 인근 대전이나 공주보다 낮지만 세종의 교육여건이나 생활기반 등이 더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인근 대전, 청주 등 인근 도시의 주민이 세종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얘기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이미 대전근교, 공주, 천안 등에서 세종으로 들어오는 빨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종은 교육여건과 정주기반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가격은 오히려 싸다보니 세종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대부분의 시도가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가격 변동률이 전년동기보다 낮은 곳은 대전, 충남, 경국, 경남뿐이다. 대전과 충남 등에서 전세수요자가 세종으로 오다보니 대전과 충남에서도 가격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송 연구위원은 "현재는 분양가도 2년전보다 200~300만원 이상 높게 오른 상황인데 공급물량은 계속 늘고 있어 주택매매 가격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2년 뒤에는 공급물량이 안정되고 '빨대효과'로 인해 이를 받쳐주는 수요까지 생겨2년 뒤쯤이면 세종시가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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