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벼랑에서 벼랑을 돌파하는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2015.07.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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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담쟁이’ 채재순(시인)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벼랑에서 벼랑을 돌파하는


생이 가파르지 않은 생명은 없다. 대평원의 사자도 먹이사냥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과 찰나의 질주를 한다. 그래야만 대체적으로 한 끼의 식사를 대용할 수 있게 되지만 그것마저 매번 적중하는 것은 아니다. 지천의 풀을 뜯는 임팔라들도 그 풀을 수월하게 뜯어먹을 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자는 물론 자칼 등의 공격을 대비해야 하기에 매순간 초긴장의 삶인 것이다. 생명을 가진 것들에게는 지금 바로 여기가 벼랑인 셈이다.

그러므로 누구의 삶인들 만만하다 하겠는가. 담쟁이 같은 삶의 자세가 아니라면 어찌 살아낼 수 있다하겠는가. 저마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촛불을 켠 듯 삶이 훤해지는 일인 것을. 종내는 몇 번이고 ‘벼랑에서 벼랑을 돌파하는’ 삶을 살아내는 강인한 생명력의 소유자, 바로 당신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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