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모바일에 밀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사보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5.07.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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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삼성, 두산 이어 포스코도 신문 발행 중단하고 웹미디어 형태로 전환

30일 발행한 포스코신문 제1081호. 포스코신문은 1081호를 끝으로 21년2개월간의 여정을 마감하게 됐다. /사진=포스코30일 발행한 포스코신문 제1081호. 포스코신문은 1081호를 끝으로 21년2개월간의 여정을 마감하게 됐다. /사진=포스코


수십년 전통을 이어온 삼성·두산·포스코그룹 사보들이 종이신문에서 디지털미디어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 소통의 중요성 대두, 보다 신속한 정보전달 수요, 그룹의 세계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선택이다.

포스코는 1994년 6월 창간한 포스코신문이 7월30일 지령 1081호를 끝으로 종간한다고 밝혔다. 21년 1개월 동안 포스코그룹과 외부의 소통을 담당하던 신문은 오는 9월 4일부터 온라인 통합매체 '포스코미디어'(가칭)로 새로이 태어난다. 포스코신문은 매주 목요일마다 발행됐으며 부수는 7만~12만부에 달했다.



전통이 담긴 종이 사보 종간은 처음이 아니다. 격월로 발행되던 삼성그룹의 사내외보 '삼성앤유'는 한때 발행부수 19만부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발행을 끝으로 올해 1월부터 프리미엄 웹진으로 재탄생했다. 발행주기도 월 2회로 늘렸다.

국내 사보의 원조격인 두산그룹도 올해 초 606호를 마지막으로 모바일 매거진 형태로 전환됐다. 두산 사보는 1960년 1월 동양맥주 시절 나온 'OB뉴스'를 모태로 한, 국내 최초 사내보다. 발행 부수는 국문판 2만여부, 영문판 7000~8000부, 중문판 1500~2000부로 매달 발행해왔다.



이 같은 종이 형태 사보의 고별은 해외 사업장의 확장과 함께 사업장에서의 신속한 정보 수요에 기인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종이 사보 배포를 고집해온 이유는 현장에 나가있는 직원들의 웹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며 "요새는 국내외에서 모두 스마트폰으로 사보를 접할 수 있다 보니 모바일 매거진 형태로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 역시 "해외 사업장이 늘어나다보니 신문을 한국에서 발행해 해외로 전달하는 기간 동안에도 정보가 수시로 변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며 "웹·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의 새 미디어는 그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빠른 정보전달과 더불어 디지털 사보의 또 다른 장점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삼성, 두산, 포스코 모두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사보를 운영하거나,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종이 사보의 경우 기고 등의 제한적 참여가 가능했다면, 디지털 사보는 임직원들이 댓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에 대응하고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한 그룹 관계자는 "여전히 종이 사보를 고집하는 업체들은 해외사업장이 적거나 규모가 작아 아직 디지털 수요가 필요하지 않은 업체들일 것"이라며 "웹 형태 사보를 채택하는 그룹들은 커져가는 덩치와 급격히 늘어나는 해외법인 임직원 비율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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