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연인에게 선물하듯 사업하라"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이영민 기자 2015.07.23 16:51
글자크기

[2015 전경련 CEO 하계포럼]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강연 전문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사진제공=전경련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사진제공=전경련


2015 전경련 CEO 하계포럼 - 혁신으로 여는 미래

[사고혁신] 디자인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 기존방식에서 벗어나 창조적 행위에 몰입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강연 전문]



PURPLE PEOPLE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수백년 된 생산자중심의 산업시대에서 새로운 소비자 중심의 감성시대
산업시대는 대량생산 기업들이 성장했던 시대이자 ‘양’의 경쟁시대인 ‘Bigger is Better!’ 의 시대, 이제는 ‘Better is Better!’ 창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발표해주신 대표님 말씀 중 끝 부분 너무 좋죠. 디스트럽트 오어 비 디스트럽티드(Disrupt or Be Disrupted)라고 했는데, 저도 많이 배워갑니다.



이노디자인은 혁신하라는 이노베이션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전히 세계적으로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가 중요합니다. 오늘은 미래의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퍼플 피플'은 제 책 제목입니다. 이 말을 만들어낸 이유는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화이트칼라, 블루칼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실리콘밸리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화이트도 블루도 아니게 됐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퍼플컬러입니다. 퍼플컬러는 용감하고 새롭고 독특한 느낌을 제게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인재상은 화이트와 블루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 시대입니다.

수백 년간 생산자 중심의 시대가 끝나고 소비자 중심의 감성시대가 왔습니다. 감성시대도 수년 전에 제가 만든 단어인데 이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감성시대는 왜 감성시대일까요? 산업시대는 많이 만들면 이겼는데 지금은 좋은 게 이기는 창의시대로 왔기 때문에 감성시대라고 했습니다.


큰 기업이 더 이상 이기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이 최근 250조 시가총액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 3명의 위대한 영웅이 만든 기업이 뿌리를 내려서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저는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삼성 무역센터 앞에 의미를 가진 조형물을 기획해달라해서 만들었습니다. 이 조형물은 지난 60년간 우리나라를 만든 것은 우리 국민들이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 산업시대 강자들이 사라지고 세계가 바뀌고 있는데, 그 엔진이 실리콘밸리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인재상입니다. 초대형기업이 아니라 최신형 기업의 시대입니다. 초대형 기업들의 자리가 창의와 혁신으로 도전하는 최신형 기업의 자리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 이유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소비자가 필요한 것을 생산자가 찾아내서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입니다. 더 이상 비거 이스 베러(bigger is better)가 아니라 더 베러 이즈 베러(the better is better)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과거 경쟁력은 더 이상 먹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생산자의 시대가 아니라 소비자의 시대입니다. 디자이너의 과제는 사람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나 말할 수 없는 온갖 기대감을 찾아내는 일을 쉽게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디자인은 일반적인 디자인이 있고 큰 의미가 있는데, 스몰 디자인은 데커레이션에 가깝지만 진짜 큰 디자인은 세상에 필요한 것을 찾는 것입니다. 애플도 디자인의 발상이 큰 회사를 만들어냈죠.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찾을까요? 일반적으로 마켓쉐어라는 말을 중시합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가 경쟁사보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언제까지 마켓쉐어만 목표로 할 것입니까? 저는 마인드쉐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회사 제품이 고객의 마음을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가 이것이 경쟁력이죠. 온갖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합니다.

잠깐 제 아들의 '마더스테이 쿠폰 북'을 소개합니다. 아들이 10여 년 전에 엄마한테 선물한 건데, 어버이날 전에 돈이 없으니까 밤새서 만든 거죠. 쿠폰을 보면 차 그림이 있고 만기가 있습니다. 설거지 쿠폰, 빨래 쿠폰에도 만기가 있습니다. 심지어 마사지, 청소, 유리 닦기에도 만기가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웃던 아내는 마지막 장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지막장이었던 '엄마 사랑하기'에는 만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서 '디자인이 사랑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디자인이 사랑이다, 이노디자인의 표어입니다.



다음날 제가 이노디자인에 가서 외국인들도 많은데 이걸 설명해줬더니 눈시울 붉히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듯 디자인하라",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들한테는 디자인하는 목표가 확실히 생긴 거죠. 그 전까지 했던 노력은 쓸데없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려고 할 때 최고의 디자인이 나옵니다. 오늘 같은 날은 여러분들에게 약간 바꿔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듯 사업하라",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비즈니스 이즈 러빙 아더스(Business is loving others)로 단어를 바꾸면 그 개념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소비자 감성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옛날의 인재가 아닌 퍼플피플입니다. 이들은 별동들입니다. 생산직과 사무직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별나라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자세, 일하는 이유에 따라 퍼플피플이 되기도 하고 그냥 월급쟁이가 되기도 합니다. 일하는 이유는 일을 즐기기 위해서 남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 그들은 일합니다. 신나고 박수가 좋으니까 열정이 뜨거워지니까 고마워하고 소비자가 생기고 팬덤이 생깁니다. 브랜드가 살아납니다.

그럼 퍼플피플이 이런 사람이라는데, 대표적인 퍼플피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까? 바로 저입니다. 제가 퍼플피플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디자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따져봤더니 디자인하면 남들이 기뻐하고, 그 과정에서 판매업체와 생산업체가 돌아가죠. 그래서 저는 퍼플피플입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비즈니스를 만들고 이 과정이 경제를 만듭니다. 이 기본적인 마인드가 나눔입니다. 디자인은 나눔입니다. 최근 디자인에 대해 40번째로 규정한 개념이 바로 이것입니다.



'안트레플레너'(Entrepreneur, 기업가)는 나누는 사람입니다. 기업 속에도 퍼플피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인트라플레너(intrapreneur, 사내기업가)라고 하는데, 우리 회사에도 있습니까, 없습니까? 기업 성공의 비결은 기업 속에 인트라플레너가 있는가 없는 가입니다. 다만 경영인들이 그들을 발견하는가는 기업가의 숙제입니다. 성공하는 기업가들은 창업가와 같은 일을 하고, 그냥 일이 아니라 내 일을 찾아야 합니다. 기업인들 중에 자기의 일처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려면 일을 하기 전부터 설레고 하기 전부터 빠져들어야 하고, 남에게 기쁨을 주는 것 자체가 기뻐야 합니다.

퍼플피플의 조건은 내가 주인이다,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내 일이 되면 내일이라는 미래가 생깁니다. 비틀즈는 우리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남기고 피카소는 그림을 남겼고 잡스는 사과를 남겼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남기겠습니까. 자신만의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게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최근 제가 '프이포와이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는데 22여 명의 CEO가 창립해서 젊은 학생들을 불러 모아서 강연을 합니다. 발기인은 22명이지만 각 분야의 최고 대표가 모였는데, 여기 모인 기업인들도 얼마든지 공감하고 오시면 환영합니다. 매년 서로의 경험을 젊은이들과 나눌 수 있는 젊은이들은 위한 목소리의 모임, 미래를 위한 퍼플피플을 키울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있는데 여러분들과도 공감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젊은이들을 위해 성공한 CEO가 도움을 주는 날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이는 모든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작은 디자인만 생각하지 마시고 디자인은 사람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창조 경제의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