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 M&A불발에 속타는 동부건설 채권단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5.07.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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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규모 극동건설 매각 유찰되고 신일건업도 본입찰 무산

기업회생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온 동부건설이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앞둔 가운데 동부건설 채권단이 근심에 빠졌다. 최근 중견건설사 극동건설을 포함해 신일건업 등 건설사 M&A가 연달아 유찰된 탓이다.

20일 M&A(인수·합병)업계에 따르면 법원과 동부건설 채권단은 지난 14일 NH투자증권 컨소시엄(삼성KPMG, 법무법인 태평양)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공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동부건설 M&A에 주요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해지면서 채권단도 매각 성사에 기대를 가졌다. 올 상반기 쌍용건설, LIG건설(건영), 동양건설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이 매각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도 좋았다. 금융기관이 동부건설에 제공한 여신은 2600억원으로 산업은행이 127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248억원, 외환은행이 100억원, 경남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이 90억원 등이다.

그러나 최근 극동건설의 매각이 유찰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토건부문 시공능력 평가 순위 34위인 극동건설은 시장에서 700억원대로 평가됐다. 업체 3곳이 본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재무상태, 인수 의지가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7일 결국 매각이 유찰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공능력 25위인 동부건설의 청산가치는 3826억원으로 극동건설보다 매각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에 대형 건설사들이 이미 매각돼 동부건설을 인수할 만한 여력이 있는 업체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회생 매물로 나온 중견 건설사 신일건업도 지난달 말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원매자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은 흥행참패다. 한 때 시공능력 평가 60위권까지 진입했던 회사로서는 예상치못한 부진이다. 이는 동부건설에도 악재다.

동부건설이 보유한 회생채무는 매물로 나온 다른 건설사 보다 많아 인수자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동부건설은 담보회생채무액과 무담보 회생채무액은 각각 677억원, 43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금으로 갚아야 할 돈은 2002억원(약 47%)이다. 극동건설과 남광토건의 회생채무액은 각각 1200억원과 809억원이다.


동부건설이 국내 건축, 토목, 플랜트에는 강점이 있지만 해외수주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1241억원의 매출액 가운데 78.4%를 국내 도급공사를 통해 올렸다. 2013년과 2012년 모두 국내 공사가 80%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 등 건설사가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수주 경험이 많고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건설시장에 의존도가 높으면 앞으로 시장 환경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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