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김정은, '처형간부 흔적지우기' 작업 중단 지시"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5.07.1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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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은 총살 확인

 국정원이 해외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들여와 사용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국정원이 해외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들여와 사용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처형된 간부가 등장하는 영상 기록물을 삭제하던 이른바 '처형 간부 흔적 지우기'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소속 여야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과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했다.



최근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북한 TV에 모습을 드러냈던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은 총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의원은 "현영철의 모습이 북한 TV에 자꾸 나오는 것은 김정은이 그렇게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서 "처형 간부 흔적지우기가 대외적으로 처형을 공식화하는 근거로 활용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영철을 반당, 반혁명인자로 몰아서 군단장급 이상의 간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총살했다"면서 "현영철과 연계된 군 간부들을 당 유일 영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총살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정은의 공식 집권 이후에 주요 간부 교체 실태를 분석했는데, 당과 정권 기관 인사가 20∼30% 수준으로 교체됐고, 군은 40% 이상 대폭 교체됐다"면서 "이는 김정일 시기에 비대해진 군부의 세력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 리더십'의 특징으로 '독단성'과 '조급성'을 꼽았으며, 권력 유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사소한 잘못에도 간부들을 숙청하고 대부분의 사항을 독단적으로 결정한다고 전했다.


특히 성과에 집착해 만족스럽지 못할 때에는 간부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아울러 오는 10월 10일인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서 김정은 통치 성과를 선전하기 위해 대대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를 위해 북한은 대동강에 수천 명의 출연자가 공연할 수 있는 초대형 '수상 무대'를 설치하고 레이져쇼 등 축하공연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정원은 이밖에도 북한에서는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등자으로 체제이완현상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 세대는 청소년기에 '고난의 행군' 시기를 보낸 지금의 30대로서 북한 전체 인구의 14%인 330여만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들 '장마당 세대'는 이념보다는 돈벌이에 관심이 많은 것은 물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부모세대에 비해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특성을 보이고, 외부사조 수용과 시장 확산 등 북한체제 변화의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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