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여행 수요 줄지 않았다…왜?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2015.07.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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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차량 배제, 설치형 안전벨트 구입 등 여행업계 안전책 마련…7~8월 취소 거의 없어

한국인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백두산 천지' /사진=머니투데이DB한국인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백두산 천지' /사진=머니투데이DB


백두산 여행 환경이 180도 달라졌다. 종전에는 관광버스에 안전벨트가 아예 없거나 고장난 경우가 부지기수였으나 지금은 '설치식 안전벨트'가 장착돼 있다. 여행사들이 안전대책으로 직접 구입해 설치해놓은 것. 최근 9명이 사망하는 인명사고 발생에도 7~8월 예약된 백두산 여행이 거의 취소되지 않은 이유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백두산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들은 요즘 관광버스를 수배할 때 아예 노후차량은 배제하고 2011년 이후 출고된 차량만 찾고 있다. 안전한 관광버스를 구하지 못한 경우에는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공수해오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학생 단체 및 공기관·기업 연수에는 안전 대책 제시가 필수가 됐다.



그동안 여행사들은 안이하게 중국 현지 사정에 맞춰 안전조치가 미흡한 채로 단체여행을 진행해왔다. 백두산과 동북3성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와 달리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핑계를 댔다. 이 지역은 백두산과 고구려·발해의 역사 유적지여서 한국인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지역이지만 장자제나 황산 등 유명 관광지에 비하면 수요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 1일 지린성 지안시에서 지방행정연수원 연수프로그램 버스 추락사고가 발생했고, 이번 사고로 지방행정연수원은 하반기에 예정된 모든 국외 연수를 잠정 중단했다.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던 여행사들이 신속하게 안전 강화 자구책에 나선 건 7~8월이 백두산 여행의 최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명사고의 여파로 나타날 수 있는 백두산 여행의 취소를 막고,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차량 서비스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

그 결과 7~8월 예정된 백두산과 동북3성 문화탐방 행사의 취소는 거의 없는 상태라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일반 패키지여행 역시 큰 동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두산과 고구려·발해 유적, 항일운동 탐방여행 길은 이동거리가 길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애초에 차량조건을 따질 필요가 있는 코스다. 중국 정부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시속 40~60km로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코스가 △옌지-백두산 3시간30분 △백두산-룽징(일송정) 4시간 △룽징-지안(광개토대왕비) 4시간 △지안-단둥(북한 압록강철교) 5시간 △단둥-다롄 4시간으로, 이를 짧은 일정에 소화하려다 보면 무리한 운행의 유혹에 빠지기 일쑤라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한 중국 여행사 팀장은 "백두산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이라 이번에 안타까운 사고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안전한 여행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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