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에 따른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일단 투자자들은 유럽주식 매도보다는 보유를 선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떨어져 나간다 하더라도 유로존 전체 경제회복세를 꺾진 못할 것으로 판단한 까닭이다.
채무수준이 높은 유로존 회원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은 그리스 우려에 이미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이 대표적이다.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귀결될 경우 이들 시장의 매도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안드레아스 쾨스터 자산배분 및 통화부문 대표는 그리스 국민투표가 반대 결과를 내놓을 경우 유럽증시는 5%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동시에 저가매수를 노리는 '바겐헌터'들이 유입돼 증시가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모든 하락세를 매수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장 진입 기회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레일은행의 프랑수와 사바리 최고투자전략가도 반대 결과가 나올 시 약 5% 수준의 급락세를 예상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증시 흐름이 긍정적이라는 판단 하에 투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 국민이 긴축에 찬성할 경우에는 5% 만큼은 아니지만 안도감을 기반으로 한 상승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렉시트가 발생하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도 언젠가 그리스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ECB가 어떤 조치를 내릴건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픽텟 어셋매니지먼트의 루카 파올리니 수석투자전략가는 "이들 국가들의 투매세를 막기 위해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 확대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편 국민투표에서 찬성이 나오더라도 그 영향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긴축에 찬성하더라도 채권단과의 협상이 이전처럼 길고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간 어셋매니지먼트의 스테파니 플랜더스 유럽지역 수석 시장투자전략가는 "찬성이 나오더라도 여전히 다음 주 유럽증시에는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