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압박 안느껴", 비박 중진 '지원' 가세…'장기전' 돌입?

머니투데이 구경민 김태은 기자 2015.07.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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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친박 "6일 사퇴 마지노선" vs 비박 "사퇴 불가", 유승민 장기전 돌입 해석도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15.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15.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박계 중진들이 친박(친박근혜)계의 '유승민 사퇴 압박'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가 당 화합을 강조하며 입단속에 나섰지만 4선 이상 비박계 중진의원들이 '유승민 사퇴'를 반대, 당 내홍이 거듭되고 있다.

◇비박중진 "유승민 사퇴 불가"…비공개 회의 불만제기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 등 친박계 지도부가 빠진 가운데 1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 사퇴론에 제동을 걸었다.

비박계 의원들은 청와대와 당 일각의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 거취 문제와 관련해 "명예로운 퇴진이 어디있냐"며 사태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하고 청와대에 대해선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유 원내대표 사퇴는 당과 청와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4선인 정병국 의원은 "최고위가 당 문제를 수습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한 사람을 희생양 만들면 안 된다"면서 "유승민 사퇴 언급은 원칙도 없고 의원 의견 다 묻지도 않고 최고위원들이 발언하는 건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역시 4선인 이병석 의원도 "(공무원연금법과 국회법) 협상권을 의총서 위임했던 아니냐, 6월25일 의총서 (재신임) 도출한 거 아니냐"면서 "사퇴에 대해서는 의원들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선출됐고, 향후 선택도 유 원내대표가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한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하면서 여당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충돌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나. 조율이 안 된 채 원내지도부가 밀어붙인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김태호 의원은 "이런 상황(거부권 정국)은 유래가 없다.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처리할때 청와대의 의중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비박계 중진들은 이날 회의가 전체 비공개로 진행된데 대해 불만제기도 강하게 드러났다. 지금까지 비공개로 진행된 적이 없는데 왜 그렇게 진행하느냐는 불만이 대다수였고 유승민 원내대표 조차 회의시작 직전에 비공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의원들에게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하지 말고 인터뷰를 자제하라고 한 연장선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중진의원들의 말씀을 잘 경청했다. 다 옳은 말씀이고 이를 잘 반영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연일 마이웨이 행보…장기전 돌입 해석도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 사퇴 시한을 오는 6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서 재의에 부쳐지는 날이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사퇴할 이유를 못 찾겠다. 고민하겠다"고 밝힌 이후 원내대표로서 예전과 다름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예정대로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데 이어 오후에는 소속 국회 상임위원회인 국방위 전체회의에도 참석했다.

유 원내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를 두고 이번 사태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유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 국회 처리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 추경 정국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회의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추경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급적 빨리 하는게 중요하다"며 국회 일정 정상화에 따라 경제살리기 법안 등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1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법 재의 처리가 매듭되는 시점까지 일단 기다려 볼 생각이며, 6일 정도에는 거취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친박계 의원도 "백번 양보해도 6일께 사퇴 의사를 밝히고 추경을 매듭지은 뒤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최고중진회의에서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한 것을 두고 비박계와 얼굴을 붉히는 상황을 피하면서 지난달 2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를 거부한 유 원내대표를 향해 6일까지 거취를 정하도록 압박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운영위원회 연기와 추가경정예산 당정협의 주재 등의 문제를 놓고 청와대의 사퇴 압박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웃으면서 "전혀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 그게 압박을 하려고 그런 거겠느냐"고 답했다.

이처럼 친박계가 '배수진'을 친 가운데 유 원내대표와 비박계가 정면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오는 6일을 전후해 당내 계파 간 대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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