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경제硏, SK 합병은 반대·삼성은 찬성..왜?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06.30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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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합병의 경우 자사주 소각 공시 시점 문제 여지 있어…삼성물산 저평가는 장담 못해"

국민연금이 SK (207,000원 ▼12,000 -5.5%)SK C&C (161,800원 ▼1,700 -1.04%) 합병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은 국제의결권자문기구(ISS) 마저 SK 합병에 찬성 의견을 낸 상황에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어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은 최근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제일모직 (149,300원 ▼700 -0.47%) 합병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냈다.

대신경제硏, SK 합병은 반대·삼성은 찬성..왜?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전문위원은 29일 "삼성물산의 경우 합병을 결정할 당시 주가가 최저점이라고 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다"며 합병 찬성 이유를 밝혔다.



안 위원은 "삼성과 SK의 경우 총수들의 주력 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낮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합병을 결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SK 합병을 반대한 이유는 딱 하나로 자기주식 소각에 대한 공시 시점에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은 "과거 40여 개 기업을 분석해보니 자기주식 소각 공시를 하면 3~4주 이후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더 오르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SK의 경우 지난 4월 20일 합병 결정을 공시하는 날 SK C&C 자사주 소각 공시를 같이 했는데 합병 비율이 산정되기 전에 자사주 소각 공시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서도 SK 합병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함에 있어 SK가 합병 발표 전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지 않아 합병비율에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선 "반대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삼성물산의 합병 결정 공시 당일과 한 달 전, 일주일 전 주가를 살펴보니 5만5000~5만6000원대로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다"며 "만약 6개월 전에 합병을 발표했어도 합병비율 차이는 10%안팎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위원은 또 "올해 초부터 삼성물산의 12개월 향후 영업이익 예상치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합병 결정 당시 주가가 바닥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며 "삼성물산의 지분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ROE를 보면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이 4배 이상 높다"고 평가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조사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6.5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7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2%다. 제일모직의 경우 PER이 15.1배, PBR이 3.5배, ROE가 9.9%다. PBR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보다 높지만 PER과 ROE를 고려하면 삼성물산만 심각한 저평가라고 보기 힘들다는 게 안 위원의 분석이다.

안 위원은 지분가치 저평가 의견에 대해선 "삼성물산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보유 지분가치가 주가에 반영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분가치만 보고 지금 주가가 저평가라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은 "ISS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할지 알 수 없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주가 상승 기회가 될 수 있고 주주권익 개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실제로 올해 1분기부터 국내 지주회사의 주가 흐름을 보면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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