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정치연합 대표실 회의도중 취재진의 몸이 스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이 기울어졌고(맨위), 당직자가 손으로 가리키며 이를 바로잡아(가운데) 수평을 맞췄다(맨아래).
취재진이 사진촬영 등을 위해 이동하면서 벽면에 붙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이 흔들리더니 각각 10∼20도쯤 기울어졌다. 당직자가 급히 손을 뻗어 수평을 맞췄지만 노 전 대통령 사진이 기울어진 게 유독 눈에 띄었다.
최 총장은 이날 카메라 세례를 받았지만 입을 굳게 다물었다. 공개회의도 평소보다 일찍 끝났다. 이 원내대표 회의 불참은 항의 표시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이 원내대표의 이른바 당무 거부는 이날 하루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는 이날 국회에 출근했고 25일 원내대표 주재 회의도 정상적으로 열 전망이다.
당사자인 최 총장도 상당기간 속앓이를 했다. 자신에 대한 당내 비토가 강하게 제기되면서 사무총장을 맡지 못할 뻔했다. 흔히 총선 기간 사무총장을 '칼'에 비유하는데 실제 '칼'과 같은 공천개혁을 추진해도 당내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인사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문 대표 자신이란 관측도 있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간 정치적 신뢰가 깨진 만큼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2인3각 달리기 같은 협조가 사실상 어려워졌단 얘기다. 앞으로 혁신안 실천과 총선 공천 준비, 대여투쟁 등 당력을 집중해야 할 현안에 대표 리더십이 먹혀들겠냐는 비관론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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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만큼은 안 된다'는 중진들의 반대에 문 대표가 손해 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갈등상황을 그대로 노출하게 만든 문 대표의 책임이 적잖다. 앞으로 당내 갈등의 향방은 최 총장의 자세가 아니라 문 대표의 리더십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어떤 혁신안을 내놓든 이번 인사 논란을 계기로 당내 저항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단 혁신안과 지도부의 당개혁이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면 반문(문재인 반대) 기류나 신당 움직임은 힘을 덜 받을 수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최재성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이날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을 임명 강행한 것에 반발, 최고위회의에 불참했다. 2015.6.24/뉴스1
문 대표와 가까운 재선의원은 "사무총장은 대표의 권한 아니냐"며 "인정해야 할 것이고, 별 일 없을 것"이라 말했다.
반면 호남의 한 재선의원은 "사무총장 인선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최고위 의결 전 미리 발표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 상실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원외인사는 "이번 사무총장 인사는 마치 뽑을 사람 정해두고 그에 맞는 스펙을 요구하는 '위인설관' 같았다"며 "앞으로 당이 쪼개지지 말란 법이 없다"고 했다. 최 총장이 총선 불출마를 검토했고, 문 대표 측이 처음부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사무총장의 자격조건으로 여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