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대만대지진 구조된 소년, 보은의 한국 방문

머니투데이 이현정 기자 2015.06.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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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19구조대원에 87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돼… 6세 소년이 22세 청년 되어

1999년 9월 대만 난토후현아파트 붕괴현장에서 87시간만에 당시 6살이던 장진홍 군을 구출해내는 한국의 119구조대원./ 사진제공= 국민안전처1999년 9월 대만 난토후현아파트 붕괴현장에서 87시간만에 당시 6살이던 장진홍 군을 구출해내는 한국의 119구조대원./ 사진제공= 국민안전처


보은을 위한 마음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막지 못했다. 1999년 9월 대만 대지진 당시, 한국의 119 구조대에 의해 매몰 8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6살 어린이가 22살의 대학생이 되어 한국을 찾는다.

15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대만 대지진 생존자 장징홍(張景宏, 대만과학기술대 3학년)씨가 17일 국민안전처 중앙119구조본부를 방문한다. 당시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이창학 대원(소방령·현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과 감격적인 해후를 할 예정이다.



1999년 대만 중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은 리히터 규모 7.3 강도에 1만 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참사였다. 장씨는 대만 중서부 타이중현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한국 119 구조대원들의 10시간에 가까운 사투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장씨가 콘크리트 더미에 갇힌 지 87시간 만이다.

당시의 구조 상황은 열악했다. 건물 잔해들은 엉망으로 뒤섞이고 재붕괴 위험까지 있는 상태. 잔해더미를 시간당 40~50 cm 밖에 파내지 못하는 어려운 작업 속에 길이 1m, 높이 30cm 콘크리트 틈에 누워있는 장씨를 끝내 구출해 낸 건 바로 한국의 119구조대원이었다.



119구조대원의 활약은 대만 전역에 ‘기적’으로 생중계되며, 92년 한중 수교로 얼어붙었던 한-대만 관계를 녹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대만 정부도 ‘활보살(活菩薩)’로 명명한 기념상을 119 구조대에 선물하며 감사를 표시한 바 있다.

장씨의 이번 방문은 대만의 저우다관 문화교육재단의 협조로 이뤄졌으며, 장씨 일행은 메르스 대처에 여념이 없는 구조대원들을 대만 전통음악 공연으로 위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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