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위기의 현대중공업, 2.2억弗 교환사채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5.06.10 18:17
글자크기

(상보)현대상선 담보로 EB 발행… BoA메릴린치, HSBC 주관사 선정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2억2000만달러(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인력 구조조정을 끝낸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본격적인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억2000만달러(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BoA메릴린치와 HSBC 등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해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교환사채의 담보는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주식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2342만403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10일 종가(7630원)기준 1800억원 수준이다. 만기는 5년이며 이자지급은 없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주식을 담보로한 대규모 교환사채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악화된 재무구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조선 부문의 주요 손실 프로젝트인 반잠수식 시추선(SemiRig)의 건조가 이뤄지고 구조조정 과정서 퇴직위로금이 발생하면서 2000억원에 근접하는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초 정기평가를 통해 통해 현대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평가했다. 조선·해양 부문을 중심으로 한 주력 사업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다각화된 사업기반에도 불구하고 저가 수주 물량 굴레와 공정 차질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점이 등급하락요인으로 꼽혔다.

지속된 경영난으로 권오갑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올해 초 전체 직원의 5.3%에 해당하는 1500여명의 사무직을 줄이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3사가 함께 임원 30%를 감축했다. 지난 3월에는 장기근속 여직원 580여명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자산매각은 한발 먼저 진행됐다. 지난해 KCC 지분 7.63%, POSCO 지분 1.00%, 한전기술 지분 4.69% 등 총 8280억원 어치를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골프장 뉴코리아CC를 운영하는 신고려관광 지분 11%를 약 150억원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에게 매각한 바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신용등급 하락과 대규모 적자가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발행에 나서는 것”이라며 “여전히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비핵심·불용자산 등에 대한 물적 구조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