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황교안과 김상곤, 노인정권vs노인정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5.05.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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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50대 총리시대 '성큼'…野 젊은 쇄신동력 안보여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5.5.25/뉴스1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5.5.25/뉴스1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24일 오후 여의도의 한 중식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직 수락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문재인 대표. 2015.5.24/뉴스1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24일 오후 여의도의 한 중식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직 수락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문재인 대표. 2015.5.24/뉴스1
정홍원 69세→이완구 65세→황교안 58세.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국무총리 지명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 50대 총리의 탄생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나이로 사람을 재단할 수 없겠지만 박근혜정부는 '노인정권'이란 썩 달갑지않은 수식어를 갖고 있다. 정권 초 권력 핵심부에 70대 남성들이 포진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대표적이다. '장수총리' 정홍원은 2013년 총리지명 때 이미 우리 셈법으로 70세(1944년생)였다.



그러다 60대 이완구 의원(1950년생)을 지나 황교안 지명자(1957년생)로 50대 총리시대를 열었다. 청문회 통과 경험이 결정적 장점이었다지만 나이 또한 적잖은 의미로 다가온다. 젊음은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이다. 공직기강 다잡기, 국정과제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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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인정권' 탈피를 시도하는 사이 새정치연합엔 반대로 노인정치가 펼쳐지고 있다. 가뜩이나 보수정당인 새누리당보다 노쇠했다는 평가인데 뚜렷한 리더십이 없다보니 선배·원로급에서 균형자 또는 중재자의 역할을 찾는다.

당 혁신위원장을 맡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1949년생)은 문 대표 등 모든 최고위원단보다 나이가 많다. 야권중진 가운데 박지원(1942) 문희상(1945) 의원, 손학규(1947) 상임고문 정도가 그보다 연장자다. 김 전 교육감의 성향이나 그간 행보는 충분히 진보적·개혁적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젊은세대로부터 새 활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70대인 박지원 의원의 당내 발언권도 상당하다. 이들이 연장자이자 정치선배로 예우받는 것이야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혁신이나 쇄신의 주역으로 거론되는 것은 어딘지 어색하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2004년 한나라당의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칼자루를 쥐었을 때 그의 나이 53세(1951년생)였다.


노인정치(gerontocracy)란 말의 무대는 1970-80년대 소련이다. 최고권력자인 공산당 서기장을 70대인 브레즈네프-안드로포프-체르넨코가 연거푸 이어가면서 정권이 급속도로 노화했다. 그런끝에 1985년 50대의 젊은 서기장으로 고르바초프가 깜짝 등장했지만 소련 몰락의 시계를 되돌리기엔 때가 늦었다.

올해 53세인 안철수 의원이나 50세인 조국 서울대 교수가 혁신위원장에 올랐다면 어땠을까. 그게 아니면 비노쪽 40-50대 재선의원을 파격 발탁해 신선한 충격을 줬더라면. 그 편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문 대표의 선언에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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