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정치인' 슈뢰더 만난 김무성·문재인 "독일 부러워"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5.05.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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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金 "타협 죄악시하면 안돼"-文 "통합의 정치 부러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 초청 특별대담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특별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15.5.21/사진=뉴스1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 초청 특별대담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특별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15.5.21/사진=뉴스1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를 만나 독일의 통합정치에 공감을 표했다.

이날 여야 대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설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슈뢰더 독일 전 총리 특별 대담 : 독일 어젠다 2010의 경험과 한국에 주는 조언' 행사에 참석했다.

'어젠다 2010'은 슈뢰더 전 총리가 2003년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사회보장제도 개혁, 세율 인하 및 세제개혁,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 등을 담은 전후 최대의 구조개혁 정책이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우리 경제와 사회 체질을 바꾸기 위해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정 대타협은 주장만 난무한 채 아무런 소득 없이 중단됐고, 공무원연금 개혁도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졌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대화와 타협으로 성과를 내고, 그 혜택은 국민들이 누리는 과정인데 안타깝게도 정치는 상대방에게 진다는 식의 얘기가 많다. 타협을 죄악시하면 민주주의가 설 자리가 없는데 우리는 실천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혁을 위해서 설사 패배하는 결과가 있더라도 리더의 결단력으로 뚫고나가야 한다. 진정한 정치인은 자기 직업과 정당에 앞서 국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슈뢰더 전 총리의 말을 언급하며 "그는 저를 포함한 전세계 정치인들에게 큰 귀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서 오직 독일만이 안정적인 승자"라며 "독일은 서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성장 전략을 채택해 최저임금을 올해부터 법제화해서 시급을 8.5유로, 우리 돈으로 1만원가량으로 인상했고 500만명이 넘은 노동자가 그 혜택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 대기업 중심인 우리와 달리 탄탄한 중소기업이 독일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전세계 2700개 히든챔피언 중 독일이 1300개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경제의 성공을 통합의 정치에서 찾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또 "독일 정치의 성공은 연정에 있다"며 "(독일에선)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 정당의 좋은 정책을 과감하게 수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저임금 법제화와 인상과 관련, "(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사민당의 요구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매우 부러운 것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곧 경제"라며 "정치가 달라져야 경제가 살아난다. 통합의 정치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리더십은 재선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재선에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소한 국가를 위해서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라며 "독일에서도 '어젠다 2010'에 대한 큰 시위가 많았는데 진정한 정치가라면 필요한 일을, 권력을 잃을지라도 관철하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에서는 한개 정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적이 별로 없었다"며 "독일은 각 정당이 공동의 정책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입장이 달라도 공동의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독일 정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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