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CEO들 "석탄·가스 발전소 안 해"…화력에너지의 경제학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5.05.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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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석탄·가스를 발전원으로 하는 화력발전소들이 멸종 수순을 밟고 있다.

프랑스 굴지의 전력회사 엔지를 이끄는 제랄드 메스트랄레 CEO(최고경영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즈니스와 기후 변화' 토론회에 참석한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회견에서 유럽에서 화력 발전의 시대가 저물어간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 등 거대 신흥시장이 성장의 땔감으로 더 많은 화력에너지들을 필요로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유럽의 많은 에너지기업들은 현역으로 가동하던 화력발전소들을 속속 예비시설로 돌리고 있다. 유럽이 미약한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설비과잉에 대한 우려가 번진 탓이다. 유럽 에너지기업들은 대신 보조금 지원을 받는 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메스트랄레도 "우리가 선택한 길은 명백하다"며 "유럽의 화력발전 투자를 줄이는 대신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메스트랄레를 비롯한 유럽 전력업계의 거물들이 속속 기후변화 억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체코전력공사(CEZ)의 CEO인 다니엘 베네스는 "우리는 오는 2050년까지 모든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베네스는 "석탄 발전소들은 단시일 내 전력발전에서 여전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면서도 "2050년에는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제로’(0)가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FT는 토론회를 찾은 많은 고위임원들이 베네스의 연설에 박수갈채를 보냈다며 이들 회사 경영진들은 종종 기업가가 아닌 환경운동가 집단들처럼 비춰진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전기기업인 슈나이너일렉트릭의 장 파스칼 트리코일 CEO는 "우리는 낙관론이나 비관론에 빠지지 않은 활동가들"이라며 "지구를 위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르웨이 국영 석유기업인 스탯오일 CEO인 엘다 사에트레는 화석연료가 장기간 생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화력 발전을 가스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지의 메스트랄레는 "미래 유럽의 성장은 재생에너지에 달렸다" 면서도 "우리는 시장 적응에 나섰으며 브라질, 칠레, 페루, 중동, 아시아에서 더 많은 대형 (화력) 발전소들을 계속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COP2)의 준비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를 통해 2020년 이후 세계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체제가 출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동의한 국가가 현재까지 37개국에 불과해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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