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SK이노베이션이 밝힌 특별 희망퇴직 계획을 접한 직원들은 "나이와 근속 연수 등을 고려할 경우, 40대 중반의 직원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억원 정도"라며 "이 정도의 금액으로 회사를 관두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시큰둥했다.
지난해 37년만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만 44세가 넘은 5년 이상 근무자와 만 44세 미만 중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화위기 이후 18년 만이다.
희망퇴직자의 조건이 44세를 전후로 한 근무 연수 제한이 있지만, 실제로는 SK이노베이션과 그 계열사인 SK에너지·SK종합화학 등에 소속된 6200여명 전 직원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에 입사한 50대 고참 부장급 직원들이 신청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이들이 신청하지 않아도 별도 조치는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만 44세를 기준으로 조건을 제시한 것은 해당 나이대가 제2의 인생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고, 회사를 떠나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해서다"라며 "제시된 기준에 상관없이 전 직원이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중순에 실시된 SK텔레콤의 희망퇴직자 모집 때부터 예상돼 왔다. 당시 SK그룹의 한 직원은 "조 단위의 수익을 올리는 SK텔레콤에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도 조만간 같은 방식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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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되는 명예퇴직이 아닌 만큼 목표 감축인원을 정하지 않았고, 신청자가 없으면 없는 대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실시하는 특별 희망퇴직은 제2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직원들을 배려한 것으로 강제성은 없다"며 "회사 분위기는 평소와 같이 차분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