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생활비로 썼다는 원내대책비, 어떻기에…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15.05.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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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매월 3000만-4000만원 수준, 영수증 처리 안해…홍 지사 언급 배경 관심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11일 오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홍 지사는 “단돈 1원이라도 부정한 내용이 나오면 검찰 수사 수용해 처벌받겠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2015.5.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11일 오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홍 지사는 “단돈 1원이라도 부정한 내용이 나오면 검찰 수사 수용해 처벌받겠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2015.5.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당 대표 경선 자금 재원으로 원내대표와 국회운영위원장 활동비를 지목하면서 새로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어렴풋이만 알려졌던 활동비의 규모를 직접 언급한데다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고 언급해 사용 용도의 부적절성 등이 함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검찰 수사로 코너에 몰린 홍 지사가 의도적으로 활동비를 걸고 나서 일종의 '물타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지사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11년 당 대표 경선자금에 대해 "1995년 11월부터 2005년 12월말까지 10여년간 변호사활동을 했다. 그때 번 돈 중 일부를 집사람이 비자금으로 저 몰래 현금으로 10여년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또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하기 때문에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오는 4000만∼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서 국회대책비로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고 덧붙였다.

여당 원내대표 시절 받은 활동비 중 일부를 생활비로 썼고 그런 돈들이 축적돼 경선 자금으로 활용됐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운영위원장으로 받는 활동비는 다른 상임위원장들 보다 약간 많은 매월 500만~600만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다른 상임위원장들은 매월 5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위원장 활동비와는 별도로 원내를 이끌어가야 하는 원내대표 업무를 위한 활동비도 받는데 이는 규모가 훨씬 크다. 많게는 월 평균 4000만원, 적게는 월평균 3000만원 안팎 정도로 언급된다. 이 돈은 원내대표가 혼자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통상적으로 원내수석 등 원내부대표단, 정책위 활동비로 상당 부분을 쓰고 나머지를 개인 활동비로 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평균 4000만원 정도가 나오면 2000만원은 원내부대표단, 1000만원은 정책위로 주고 원내대표 개인은 1000만원 정도 활동비로 가져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자금의 경우 사용처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영수증 처리도 별도로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의 언급처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개인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용처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원내대표 업무를 위한 자금인 만큼 홍 지사처럼 이를 생활비로 쓴다든지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관계자는 "원내 대책비이면 원내대표로서 필요한 경비에 쓰라고 하는 돈인데 본인이 생활비로 썼다면 정상적인 집행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개인의 월급용으로 지급되는 돈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홍 지사는 생활비로 쓴 것은 원내대표 활동비가 아닌 운영위원장 직책수당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북을 통해 "국회운영위원장로서의 직책수당 성격 돈 중 일부를 집사람에게 가끔 모자란 생활비로 주었다는 것이지 국회대책비를 사적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여권 관계자는 "활동비를 언급한 것은 여러모로 적절치가 않아 보인다"면서 "새로운 논란거리를 만들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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