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5.11/사진=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8일 벌어진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 간의 설전과 관련해 당을 대표해 11일 사과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엔 두 최고위원이 모두 불참했다.
문 대표는 "이번 재보선 패배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과 그로 인한 국정실패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쓰라리다"며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 당의 단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문 대표의 사과발언과 이종걸 원내대표의 5월 임시국회 일정 관련 협상에 대한 보고, 유승희 최고위원의 '회의 중 노래' 사과 발언만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이례적으로 빨리 비공개 전환했다.
이후 한 시간여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선 이날 오후 열리는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때 공무원연금 처리 파행에 따른 대응방안 등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최고위원을 다시 최고위로 복귀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복수의 최고위원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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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저랑 (정 최고위원이) 얘기를 했다"며 "(정 최고위원이)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었다. 적절한 방법을 택해서 (사과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밤 이 원내대표가 정 최고위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의견을 전달했고, 정 최고위원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정 최고위원이 사과 표명을 하면 이후 문 대표나 최고위원 전체 혹은 일부가 지역구인 여수에 머물고 있는 주 최고위원을 찾아가 최고위 복귀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이 직접 여수에 내려가 삼고초려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 대표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최고위원을 만나 사과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정 최고위원이 어떤 노력을 하려고 하는지 제가 알고는 있는데 그것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알 수는 없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지난 8일 비노계(비 노무현계)로서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호남 지역구를 둔 주승용 최고위원은 '재보선 책임론'을 앞세워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무계파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을 '사퇴 시늉만 한다'고 자극하자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