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 오른 野계파갈등, 문재인 '원탁회의'로 돌파구(종합)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5.05.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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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최고위원 사태'로 불거진 당내 계파문제 봉합 안간힘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정청래 최고위원과 공개 석상에서 언쟁을 벌이다 문재인 대표의 만류를 뿌리치며 퇴장하고 있다. 2015.5.8/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정청래 최고위원과 공개 석상에서 언쟁을 벌이다 문재인 대표의 만류를 뿌리치며 퇴장하고 있다. 2015.5.8/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던 호언이 점차 무색해지고 있어서다.

어버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출된 볼썽사나운 장면은 새정치연합 계파정치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이날 비노계(비 노무현계)로서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호남 지역구를 둔 주승용 최고위원은 '재보선 책임론'을 앞세워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무계파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을 '사퇴 시늉만 한다'고 자극하자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후 "문 대표가 십고초려를 한다 하더라고 최고위원으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친노패권주의'의 문제를 지적하며 당 지도부에 동반사퇴를 요구 중이다. 갈등 봉합의 또 다른 열쇠를 쥔 정 최고위원도 문 대표의 사과 요구에 대해 "그럴 생각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이 범친노그룹으로 묶이는 정세균계 최재성 의원을 5표차로 꺾고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다.



게다가 이 원내대표가 임명한 공동 수석부대표 가운데 손학규계 이춘석 의원은 문재인·박지원·정세균 등 이른바 '빅3'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다른 공동 수석부대표인 이윤석 의원은 대표적 호남출신 인사로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지원 의원과 막역한 사이다.

그동안 문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우윤근 전 원내대표나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는 다른 관계 설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우 전 원내대표는 2012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계파색이 옅은 중도온건주의자이지만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친노계의 지지를 받았다.

그와 함께 원내지도부에서 활약한 안규백 전 수석 역시 정세균계 범친노그룹에 묶인다. 원내협상 주도세력이 친노에서 비노로 전환되면서 문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이후 이틀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재보선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쉼 없이 달려온 피로를 풀어내기 위한 휴식지만, 당내 계파정치가 표면화된 이상 마냥 맘 편히 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문 대표가 임기 전부터 추진해오던 '원탁회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문 대표는 이날부터 당 대표를 지낸 인사와 계파 수장들을 상대로 원탁회의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당 핵심관계자는 "문 대표가 8일 (최고위원 사태) 이후 부산으로 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듣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당내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중진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세력을 대변해 온 박지원 의원이나 친노 진영과 거리를 두고 있는 김한길 전 대표 등의 참석여부에 대해선 "(이들이) 힘을 실어줄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며 "원탁회의를 통해 당의 제반세력들이 통합과 단결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문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대표급 인사들의 원탁회의를 주재했으나 박지원 의원은 '전남대 특강 일정'으로, 김한길 전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원탁회의에는 이해찬·한명숙·정세균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영선·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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