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더 간다"..대형주 사는 펀드매니저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5.04.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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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화장품주 언제팔까..." 고민 깊어져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의 매매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코스닥 시장이 출렁이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과열 우려가 나오는 반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시장 강세론은 힘을 얻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유가, 환율 등 거시경제 상황이 개선된데다 대형주들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발표되고 있고, 외국인의 매수에 기관의 매수 대기자금까지 풍부해 수급여건도 나쁘지 않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코스피 더 간다"..대형주 사는 펀드매니저


◇중소형주 매니저 대형주 비중 늘린다=최근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은 많이 오른 중소형주들의 비중을 줄이고 대형주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동양자산운용에서 중소형고배당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최영철 스타일운용팀장도 코스피 전망을 밝게 보고 대형주의 비중을 10% 수준으로 늘렸다. 주로 산 종목은 배당주, 우선주, 지주회사 등이다. 최 팀장은 "대주주 지분이 많은 지주회사의 경우 배당매력이 뛰어나고 일부기업들의 경우 비상장자회사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며 "우선주는 다음달 국민연금의 배당주 투자집행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강소기업펀드를 운용하는 이강국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비중을 늘려놓은 정유·화학, 증권주를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의류업종도 최근 3년간의 역성장에서 벗어나는 턴어라운드 구간에 접어들어 유망하다는 의견이다. 이 팀장은 "기회가 날때마다 대형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유·화학, 증권주 등의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해 하반기까지도 유효하게 본다"고 말했다.



대형주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실적개선 종목과 함께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종목들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심의 투신권은 지난주부터 자동차, 철강주를 사모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부터 이날까지 투신권은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차 (249,500원 ▼500 -0.20%) 주식을 421억원어치로 가장 많이 매수했고 POSCO (394,500원 ▲2,000 +0.51%)(413억원), 기아차 (118,200원 ▲1,600 +1.37%)(256억원)가 뒤를 이었다. 3월16일부터 매주 증권, 제약, 정유·화학주를 주로 사들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다고 보고 있어 현재 65% 정도인 대형주 비중을 70% 이상으로는 늘릴 계획"이라며 "은행, 철강, 보험, 지주회사의 주가가 모두 싸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를 운용하는 박현준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수출주 전반이 좋아보이는데 그간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정보기술(IT)에 대한 기대감이 많다"며 "그간 소외됐던 자동차, 금융, 철강쪽도 순환매 차원에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매니저 최대고민은 '화장품주'=펀드매니저들은 대형주를 유망하게 보고는 있지만 펀드환매가 이어지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편입한 일부 주식을 팔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29거래일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환매가 이어지며 총 3조4510억원이 빠져나갔다.

펀드매니저들의 최대고민은 '최근 많이 오른 화장품주를 언제 팔 것이냐'다.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투신권의 매도상위 종목에는 산성앨엔에스 (3,300원 ▲175 +5.60%)(75억원)가 올라온 것 외에는 화장품주에 대한 매도 움직임은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는 화장품주가 과열구간에 접어들면서 다음달 중소형주의 실적이 발표되면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실적시즌이 되면 성장성은 없는데 분위기에 편승해 상승했던 기업들이 가려질 것"며 "중소형주의 경우 최근 내츄럴엔도텍 (2,555원 ▼35 -1.35%)이라는 개별기업 이슈로 흔들렸던 것보다 실적으로 인한 하락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150,600원 ▲4,500 +3.08%)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는 펀드매니저들이 많다. 한 펀드매니저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5~40배 수준으로 글로벌 화장품 업체의 25배에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싼 건 아니다"라면서도 "글로벌 화장품 업체의 올해 이익성장 전망이 5~10% 수준이고 아모레퍼시픽이 30%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고 시장의 기대치는 훨씬 높기 때문에 주가가 높아도 성장성이 뒷받침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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