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더 인정, 한국 직업교육기술 '원더풀'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2015.04.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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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취월장-⑤]국제기능올림픽 18회 우승, 해외서 '노하우 전수' 러브콜 쇄도

편집자주 대학을 졸업하고 치열한 스펙싸움을 벌여도 취업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머니투데이가 10회 기획시리즈 '청년,일취월장!'을 통해 청년들의 취업문제와 그 해법에 접근하고자 한다. 성장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은 '일취월장'은 '일찍 취업해서 월급받고 장가(결혼)가자’란 새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할 한국의 직업교욱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세계의 눈에 비춰진 한국 직업교육의 모습을 살펴본다.

독일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해 18번째 우승 쾌거를 달성한 한국 선수단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축하를 받으며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br> 한국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대회에서 46개 직종의 성과를 집계한 결과 금메달 1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독일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해 18번째 우승 쾌거를 달성한 한국 선수단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축하를 받으며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br> 한국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대회에서 46개 직종의 성과를 집계한 결과 금메달 1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전후 폐허에서 한국을 근대화시킨 열쇠.' 직업훈련 1세대들은 한국의 직업훈련을 이렇게 기억한다. 시작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었다. 이를 뒷받침할 기능인력 및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직업교육훈련 정책을 도입했다. 이렇게 직업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1960년대였다. 산업역군 육성이라는 구호 아래 공업고등학교 등 직업교육 훈련기관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본격적인 기능인력과 기술인력 육성이 시작됐다.

노력은 성과를 낳는다. 한국은 글로벌 기능인의 최대 축제로 격년 개최되는 국제기능올림픽에 그간 총 27회 참여해 18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기능올림픽 우승이 국내서 과거처럼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일각에서는 우승을 위한 정부의 엘리트 기능인 훈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기능올림픽 우승을 바라보는 경탄의 눈은 국내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가장 최근 열린 2013년 라이프치히 국제기능올림픽은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녹색숙련(green skill)'으로 대변되는 기술교육 선진국 독일은 자국서 열린 기능올림픽을 자국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라이프치히 대회의 주인공은 명실상부 한국이었다. 대회 우승을 차지함은 물론 삼성이 대회 메인스폰서가 되면서 한국 기술과 기업의 위상을 참가자들에게 뽐내는 계기가 됐다. 독일 현지 뿐 아니다. 기술교육을 중시하는 유럽 전역에서 한국의 우승 소식이 대서특필됐다.

기능올림픽의 이 같은 결과는 세계속에서 한국 기술교육이 높은 인정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가 선진국에 눈높이를 맞추고 효율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개발도상국들에게는 한국식 직업교육이 롤모델이 된다. 일학습병행제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제도를 구축함에 있어 한국식 직업교육이 좋은 근간이 됨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세계서 더 인정, 한국 직업교육기술 '원더풀'
세계서 러브콜이 온다. 오는 8월 브라질 대회를 앞두고 개최국인 브라질과 직업훈련 노하우 전수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한편 이에 앞서서도 다수 개도국에 노하우 전수를 약속했다. 한국식 직업훈련이 타국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아울러 한국의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해외서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증명이 이뤄진 셈이다.



라이프치히 대회를 앞두고는 코스타리카 국립직업훈련원에서 대사관을 통해 한국 측 전문가 파견협조 요청을 하기도 했다. 특수페인트를 활용한 자동차 도장기술을 전수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정부는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현직 교수를 파견, 자동차 도장분야 이론 및 실습강의를 진행했다.

관련내용은 현지 언론에 대거 보도됐다. 현지언론은 "한국인 전문가는 훈련과 프로그램 교육과정 수정, 장비구입, 학생 및 자동차 도장업체 직원 양성 등 4단계로 기술을 전수한다. 이를 통해 INA(국립직업교육원)은 코스타리카 내 정비업체들을 상대로 기술지원을 시작한다. 수용성 도장을 사용하도록 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기술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남미 국가 코스타리카와 교류협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제대로 만든 셈이었다. 최근 중남미 국가와 협력 확대가 추진되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어 지난해는 태국의 고용정책과 표준분야를 담당하는 TPQI(전문자격원)와 자격검정 기술을 제공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태국 내 평가시험 시행기관 인가를 담당하는 TPQI다 직업능력 평가기관에 대한 기관평가도 진행하는 터라 협력의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한국 정부에 기능올림픽 참여 지원을 요청한 몽골은 출전을 직접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몽골은 오는 8월 브라질 기능올림픽에 사상 최초로 출전하게 됐다.


한국의 직업훈련 협력 범위는 개발도상국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 고용부 교육부가 공동으로 독일 연방교육연구부와 직업교육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DOI(공동의향서)를 체결했다. 산업인력공단도 독일 GIZ(국제개발협력공사)와 MOU를 체결했다. 선진국과도 직업교육 노하우를 대등한 입장에서 교환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직업훈련이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우간다 직업훈련원 건립사업, 니카라과 직업훈련소 확충 컨설팅 서비스, 카메룬 고등직훈센터 건립 컨설팅 등을 통해 한국의 직업교육 DNA가 이식됐다. 아프가니스탄의 직업훈련원 설치 용역과 이집트의 ITEC(이집트 통합기술교육클러스터) 사업에도 전문가를 파견해 노동시장조사와 비용편익분석 등에 협력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 세계 개발도상국가에게 평생능력개발, 직업교육훈련 및 자격검정 등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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