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변화' 바람부는 관악을, 27년만에 보수진영 승리?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5.04.2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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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재보선 첫째날 관악을, 새누리 지도부 총출동 유세 나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오신환 4.29 재보궐선거 관악을 새누리당 후보(왼쪽)가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종합사회복지관 앞에서 열린 바자회에서 물건 구매 후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스1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오신환 4.29 재보궐선거 관악을 새누리당 후보(왼쪽)가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종합사회복지관 앞에서 열린 바자회에서 물건 구매 후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스1


"언제 관악이 이렇게 집권여당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27년간 무려 7차례 야당 국회의원 배출했는데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이전투구 낡은 정치 심판해야 합니다. 이념정치, 중앙정치에 관심없는 제가 민생정치로 새정치 만들겠습니다."

4·29 재보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24일, 서울 관악을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캠프는 승리를 굳히기 위한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관악을은 야당의 전통적 '텃밭'이지만 이번에 무소속 정동영 후보의 깜짝 출마를 틈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며 27년만에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날 유세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등 스타급 인사들이 유세에 총출동해 당 차원의 관심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관악 출신의 젊은 지역일꾼'으로 낙후된 관악을 바꿀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신림동 난곡장터에서 직접 현금을 내고 여성의류와 유아복을 구매하고 '달고나' 만들기를 선보이는 등 주민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다.

신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어르신들 손을 일일이 맞잡았다. 김 대표는 "관악이 서울 25개 구 중에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고 하는데 지난 27년 동안 관악구 국회의원들이 뭘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젊은 오신환이 관악을 바꾸겠다. 집권 여당 새누리당이 책임지고 관악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후보는 관악에서 태어났고 여기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다니고 지금 여기 살고 있다"며 '관악이 키운 깨끗한 젊은 피'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앞쪽)와 오신환 4.29 재보궐선거 관악을 새누리당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는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앞쪽)와 오신환 4.29 재보궐선거 관악을 새누리당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는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OO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제에 이어 또 왔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사전투표 부탁드립니다. 거기 커피 드시는 분들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관악의 변화는 여러분의 한 표로부터 시작됩니다."

김 대표는 유세차량 위에서도 타고 3시간 가량 좁은 골목을 누비고 주민들에게 말을 걸며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이어진 대학동 길거리 유세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당론을 설명하는 '즉석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정신지체 1급 장애인을 동생으로 뒀다는 한 청년은 "정신지체 장애인을 둔 가정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자살하는 등 비참을 삶을 산다"며 "지금 민주당은 복지담론 얘기하면서 일반 학생들 밥먹는 거 얘길 많이 한다"며 새누리당의 당론을 물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은 어려운 분들에게 복지혜택을 우선 드리는 선별적 복지를 당론으로 택하고 있다"며 "많은 복지예산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공무원연금에 3조7000억원이 들어간다. 그래서 공무원연금개혁을 하자고 하는데 잘 안되고 있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관악을의 핵심 이슈인 '사법고시 존치'에도 집권 여당으로서의 '조직력' 우위를 강조했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 오 후보는 "사법존치는 법안 발의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미 저희 새누리당에서 4명이 발의를 했고 당론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채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제가 당선되면 사법시험 존치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 공론화에 앞장서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유승민 원내대표는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예결특위 위원으로 임명을 약속하셨다"며 당 차원의 지원을 어필하기도 했다.

오후 4시반쯤엔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있는 신림역 사거리를 찾아 '불개미 유세'(불금+개미 유세)를 펼쳤다. '개미유세'란 개미 한 마리까지도 만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 대표는 성완종 파문을 언급하며 "이번에 검찰도 명운을 걸고 열심히 파헤치는 만큼 조사 끝나는대로 모든 걸 바꾸겠다"며 "야당은 되지도 않는 말을 하며 정쟁을 일삼고 있다. 깨끗한 오신환이 할 때가 오지 않았습니까. 깨끗하게 개혁할 때가 왔다"며 결단을 호소했다.



이날 주민들은 직접 김 대표와 오 후보 등에게 다가와 지역의 요구사항을 말하는 등 '변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일부 주민들은 '초선 의원'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동영 후보 우세론을 말하기도 했지만, 새누리당의 조직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야당의 '27년 관악을 수성'이 무너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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