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투자 귀재들 "美 주식비중 줄여라" 왜?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04.2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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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식 고평가 '기대 수익률' 떨어져, 다른 나라에 투자하라

[월가시각]투자 귀재들 "美 주식비중 줄여라" 왜?


나스닥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등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이 지난 2월과 3월 뉴욕증시가 역대 최고치에 근접할 때 제기했던 '버블(거품)' 논란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러스 코에스테리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미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보다 싼 다른 나라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말이 미국 증시가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코에스테리치는 마켓와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이 고평가돼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채권에 비해 더 나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미국 주식을 모두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주식비중을 축소하거나 상대적으로 싼 다른 나라에 투자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코에스테리치는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투자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투자자들이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며 “미국 달러를 기본으로 하는 투자자들은 구조적으로 주식 비중이 높고 지금이 비중을 낮출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코에스테리치는 미국 주식이 최근 몇 년간 이익증가율이나 기초여건(펀더멘탈) 개선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고 주장한다. 미국 주식이 다른 나라나 과거 가치평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다.


STA 웰스 매니지먼트의 랜스 로버츠 전략분석가는 “매도 신호가 오기전까지는 전체 자산의 60%를 주식시장에 투자할 것”이라며 “4가지 신호 가운데 현재 1가지 정도가 켜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신호가 오면 주식 비중을 낮추기 시작할 것이고 4가지 신호가 모두 관찰되면 모든 주식을 매각하고 현금을 보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츠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길 두려워하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은 실제 가치와 동일하게 움직이거나 경기가 빠른 속도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 돼 있다는 얘기다. 결국 조정 장세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프랭클린 템플턴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도 지난 21일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돈을 빼더 실적이 좋은 신흥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기업들이 많은 역풍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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