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전진중공업이 'KTB2007' 최후의 보루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박준식 기자 2015.04.1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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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실트론 1580억 투자손실 메울만큼 차익기대 성장…3000억대 매각가 거론

LG실트론 투자 악몽을 겪고 있는 KTB 프라이빗에퀴티(PE)가 전진중공업의 극적인 실적 호전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KTB PE는 'KTB2007'이라는 블라인드 펀드로 LG실트론과 전진중공업 투자를 모두 집행한 상황인데 LG실트론의 손해를 전진중공업의 매각 이익으로 메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16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오는 5월부터 전진중공업 매각을 위한 원매자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고 새로운 투자제안서를 구상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전진중공업과 전진CSM의 경영권 지분 각각 82.52%(880만9388주)와 56.42%(125만4616주)다.



KTB PE는 지난해 전진중공업 매각을 추진하다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 재시도는 지난해 실적 개선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000억원대였던 매각 희망가격이 3000억원대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오른 것도 고무적이다.

거래 관계자는 "조만간 전진중공업과 자회사 전진CSM의 매각 재시도를 위해 원매자들과 접촉할 예정"이라며 "이번 매각은 공개경쟁 입찰이 아니라 지난 매각 과정의 원매자들이나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인수희망자를 소규모로 섭외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전진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1296억원으로 전년 945억원에 비해 3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9억원에서 196억원으로 41% 증가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이익은 149억원에서 213억원으로 43%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 상반기 영업 목표를 모두 달성한 것도 고무적이다.

KTB PE는 이미 연간 100억원 이상의 배당을 실시해 총 920억원의 투자금 중에서 30%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중공업 매각으로 2000억원 이상의 차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KTB2007'은 회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2007년에 4600억원을 총액으로 조성된 KTB2007 펀드는 전진중공업 외에 우양에이치씨(300억원)와 폴라리스쉬핑(250억원), LG실트론(1580억원) 등 9개 회사에 각각 분산 투자했다.

KTB2007은 그동안 펀드 자금의 34%를 집행한 LG실트론의 기업공개(IPO)가 연기되며 전체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우려됐다. 하지만 전진중공업의 매각차익이 2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면 반전 가능성이 있다. 나머지 포트폴리오 투자가 차익을 낸 상황이라 전진중공업의 차익이 LG실트론의 손해를 감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KTB PE 관계자는 "KTB2007 전체적으로 수익을 내서 KTB PE를 믿어준 기관투자가들에 원금 이상을 돌려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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