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지구 아파트 전경. / 사진=송학주 기자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의 한 아파트. 40대 초반의 입주민은 하소연부터 했다. 그는 2007년말 이 아파트 123㎡(이하 전용면적)를 확장비 포함, 총 7억2000여만원에 계약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벽면에 아파트 30% 할인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다. / 사진=송학주 기자
이 같은 사례는 일산신도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식사동 다른 단지의 경우 미분양 해소의 고육지책으로 분양가의 20%만 내고 3년간 직접 살아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애프터리빙제'를 실시했다.
식사동 Y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007년 당시 3.3㎡당 평균 1450만원선에 분양, 고분양가로 화제였지만 아직도 미분양이 많다”며 “수요자들이 관리비가 비싼 중대형보다는 중소형을 선호하다보니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아파트들은 임대수요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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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 분양 홍보관. "위시티 주민 97%, 주거환경에 만족"이란 현수막 문구가 눈에 띈다. / 사진=송학주 기자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046가구로 82%나 차지한다. 이는 ‘애프터리빙제’ 등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임대한 물량은 제외돼 사실상 실제 미분양가구는 훨씬 많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일산 식사지구나 덕이지구는 2007년 당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던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경우 형태상 신도시에 기생하는 단지가 될 수밖에 없음에도 분양가는 신도시 수준에 맞춰 책정된 점이 문제였다.
당시 급격히 상승하던 일산신도시 아파트값과 비슷한 수준인 3.3㎡당 14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를 책정한 결과가 미분양으로 나타난 것.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인근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아파트 광고 현수막. / 사진=송학주 기자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이 같은 미분양 파격 할인행사는 과잉된 미분양 적체, 건설업체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생긴 문제로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며 “무리한 고분양가 산정으로 최초 계약자만 골탕먹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