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관광 휴양지의 '꿈'…차별화없으면 그냥 '꿈'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2015.04.1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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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후']서남해안 개발사업 '솔라시도'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해양관광 휴양지의 '꿈'…차별화없으면 그냥 '꿈'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목포 혁신발전토론회에 참석, 서남권 대형 프로젝트에 정부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그해 기업도시개발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사업 추진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듬해 국무총리 주재 관계부처 회의에서 '서남해안 개발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같은 해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서남해안에 큰 판을 벌이겠다"고 밝히면서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사업(J프로젝트·솔라시도)이 본격화됐다.



솔라시도는 전남 해남·영암군 일대를 개발해 동북아 최대 해양관광 휴양지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기간은 2006~2025년(20년간)으로 총 8조3000여억원(도시조성비 1조87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삼포·삼호·구성지구는 시범지역으로, 부동·초송·송천지구는 2단계 개발지역으로 사업이 계획됐으나 부동·초송·송천지구는 좌초됐다.



삼포지구는 △F1경기장 △모터스포츠 클러스터 △에너지산업단지 등으로, 삼호지구는 △스포츠단지 △문화콘텐츠단지 △허브테마단지 △마리나 △리조트단지 △골프마을 등으로, 구성지구는 △테마파크 △해양스포츠센터 △골프빌리지 △비즈니스·컨벤션센터 등으로 각각 조성할 계획이다.

전라남도는 이 사업을 통해 △생산유발효과 15조5000억원 △고용유발효과 15만5000명 △소득유발효과 4조5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3조5000억원 등을 기대한다.

◇솔라시도 6개→3개 지구로 변경…"투자 유치 절실"
솔라시도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2005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서남해안 개발사업 구상을 발표, 이후 개발지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2006년 한국관광공사 등이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했으며 2007년 사업시행 전담법인들이 속속 설립됐다. 2009~2010년 삼호·삼포·구성지구 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이 승인됐다. 2011년 삼포지구 1단계(F1경주장) 조성사업이 시작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는 듯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당초 계획에 있던 송천·초송·부동지구 등이 사업에서 제외됐다. 2013년에는 구성지구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그해 솔라시도 기업도시 기공식이 개최됐다.

현재 삼포지구의 경우 1단계 사업인 F1경기장은 완료됐다. 2단계 사업인 튜닝 및 고성능 차부품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삼포 자동차 튜닝밸리' 협약을 맺고 관련기업 100곳 유치를 진행 중이다.

삼호지구는 63개홀을 갖춘 골프장 사업인가를 받고 연말까지 45개홀을 우선 준공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구성지구의 경우 녹지공간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 대한 건설업체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말 해남 관광레저도시 진입도로 입찰이 예정돼서다. 솔라시도 진입도로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 대진리와 영암군 삼호읍 서호IC를 잇는 총 길이 10.83㎞로 공사비는 3036억원 수준이다.

부지조성에 참여 중인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볼 때 사업진척이 늦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일련의 과정을 고려할 경우) 아직 투자자를 모집하는 단계"라며 "투자 유치가 되면 본격적인 개발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중국 기업의 삼포지구 투자유치에 나섰다. 실제 전남도 관계자들이 중국 산둥성을 방문, 삼포지구 2단계 사업에 투자의향을 보인 현지업체를 접촉했다. 전남도는 현지업체들의 투자 가능성을 파악하고 후속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이낙연 전남지사는 "솔라시도 조성사업의 진척이 더뎌 마음이 무겁지만 올해 진입도로 공사가 들어가게 돼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까운 시일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분명한 것은 솔라시도가 변하고 있고 투자자들도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유치 쉽지 않아…"비슷한 프로젝트 여러 곳, 차별화 필요"
선도사업으로 추진한 F1코리아그랑프리가 최근 2년간 중단된데다 모터스포츠산업 클러스터 등 2단계 사업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도로 개설과 골프장 착공으로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전남도 관계자는 "2단계 사업에 투자할 업체를 물색한 뒤 간척지 양도·양수를 하고 실시계획 승인 및 착공을 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투자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 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삼포지구 2단계 사업의 중국 투자 유치에 전남도가 적극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2013년 당시 박준영 전남지사는 중국 산둥성에서 황화이하이투자지주집단유한공사와 삼포지구 2단계 개발사업에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3년 7월27일까지 선도금 500만달러 입금키로 한 황화이하이그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한 달여 만에 투자가 무산됐다. 박 지사는 2012년 9월에도 중국 중견 건설그룹 중타이건설과 2500억원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지만 2013년 3월 무산됐다.

최근 전남도가 용역을 통해 전남개발공사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 솔라시도 삼포지구와 구성지구 사업의 출자지분 회수가 거론돼 사업 추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남개발공사는 삼포지구에는 126억원(총지분의 21.08%), 구성지구에는 90억원(10%)을 출자했다.

삼포지구의 경우 △사업타당성 검토 없이 무리한 출자강행으로 손실 발생 △F1경기장 소유권 이원화로 비효율적 재산관리 △민간투자자 미확보로 2단계사업 미추진 등을 이유로 출자지분 회수방안 마련이 요구됐다.

구성지구의 경우 △전남도와 농어촌공사간 부지대금 분쟁으로 사업 지연 △개발공사 착공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재무부담 가중 우려 등을 이유로 사업에 따른 리스크(위험도) 관리 및 출자금 조기회수 방안 마련이 요구됐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아 대형 프로젝트에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만금 등과 같이 솔라시도와 비슷한 투자대상이 있어 차별화된 혜택이 없으면 투자 유치에 실패할 수 있다"며 "용산개발 좌초 등으로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 해결책 모색에 빨리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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