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檢, 성역 없이 수사"…'성완종 리스트' 정면 돌파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5.04.12 18:32
글자크기

[the 300]근거 없는 의혹·추측 확산…김기춘·허태열 등 8명 檢 소환 불가피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후 1층 전시실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물 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의견을 나누고 있다.2015.4.12/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후 1층 전시실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물 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의견을 나누고 있다.2015.4.12/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 수사를 받다 지난 10일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부 여권의 실세 8명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7차 '세계 물 포럼' 개회식 참석 등을 위해 대구를 방문 중, 검찰의 특별수사팀 구성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 같이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김진태 검찰총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문무일 대전지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언론 인터뷰 내용 등에 거명된 측근 인사들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집중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8명 전원이 소환수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지시는 파문이 불거진지 이틀 만에 나온 것으로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한 의혹 해소를 주문한 것이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파문이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자금 의혹에서 나아가 2012년 대선자금 의혹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 중 극히 일부분만 공개된 상황에 추가 내용이 공개되면 그 파장은 예측불허 상태로 치달을 수 있다.

현재로선 폭로 당사자인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금 공여 여부 등을 확인할 수없는 상황이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쉽지 않은 상황에 각종 의혹만 일파만파 확산되는 양상이다.

결국 의혹은 박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정권의 의혹 은폐 논란이 일며 국민적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노동 등 4대구족 개혁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화력을 집중하려는 집권 3년차 국정운영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성역 없는 수사' 지시는 문제점이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없이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는 단호한 엄벌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부정적 여론 확산과 야권의 정치적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도 읽힌다.

여권 내에서도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 요구가 빗발치고 있고, 특검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나아가 "리스트의 주인공들은 수사에 장애가 안되도록 직책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관련자 총사퇴를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는 성 전 회장의 주장과 당사자들의 강력한 부인 밖에 나온 게 없다"며 "근거 없는 추측과 의혹 양산으로 혼란을 부추키기 보다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신속히 진실을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