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에서 대결을 펼치는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천정배 후보(무소속)의 모습. /사진=뉴스1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새누리당)과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정의당), 옛 통합진보당의 무소속 조남일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지만 ‘천정배’와 ‘새정치연합’의 ‘양강 대결’로 보는 이가 많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천 후보가 37.2%의 지지를 얻어 29.9%를 기록한 조 후보를 7.3%p 앞섰다(지난달 25~26일 유권자 1000명 대상, 유선 RDD·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3.8%). 여당 후보인 정 전 처장은 ‘제2의 이정현’, ‘예산 불독’을 구호로 이변을 노린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1일 광주를 찾아 조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광주 동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현장을 방문한지 10일 만이다.
문 대표는 "우리가 맞설 대상은 상대 후보가 아닌 우리 당의 낡은 과거"라며 "우리 당이 젖어 있던 낡은 정당 문화와 낡은 정치(를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 후보가 기득권만을 지키는 야권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야당 심판론'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자성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또 "4·29 선거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한 박근혜 정권의 무능을 심판하고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라고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일 광주를 방문해 4.29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을에 출마하는 조영택 예비후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5.4.1/사진=뉴스1
'광주는 민주당의 뿌리'라는 정통성도 새정치연합이 광주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상징성을 놓치면 이제 당대표 취임 50여일을 넘긴 문 대표 체제에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천 후보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과 만나 새정치연합의 광주 기득권을 비판했다. 특히 공천 과정의 불합리성과 정치신인을 키우지 않는 문화에 대해 혹평했다. 그는 "제가 당에서 10여년간 있었지만 안 변하지 않았느냐"며 "제대로 된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광주에서 (야권) 경쟁구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메기론'을 언급, "130마리의 미꾸라지(새정치연합 국회의원 수에 비유)가 멋대로 하고 있는데 천정배라는 메기가 나와서 판을 흔들어 놓고 있다. 당선되면 앞으로 1년 동안 시민들의 힘을 모아 구체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지지기반인 광주와 호남에서 야권이 생산적인 경쟁을 하면 전체적으로 야당의 힘도 강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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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의 결과에 대해선 신중론을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도 않았다. 광주 서구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9)는 "수가 없으면 새누리당이 마음대로 정해버리지 않느냐. 그래도 당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새정치연합)이 돼도 바뀐 것은 없지만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 그래도 이왕이면 민주당을 찍어준다"고 말했다.
택시운전 기사 김모(66)씨는 "이제는 독불장관 정치는 없다"면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독자 출마한 정동영·천정배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잘못됐으면 당내에서 이끌어야지 자기가 국회의원 혼자 힘으로 나오면 어쩌겠다는 거냐"라며 "안철수도 인기가 좋았지만 당이 없으니까 결국 합당을 한 것 아니냐. 정치는 자기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물이나 사람으로 봐서는 천정배가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손모씨(38)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그래도 민주당이라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은 전라도에 산다고 다 민주당을 찍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사람 보고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손씨는 그러나 재보선에 대해선 "말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친구들을 만나도 선거 얘기는 안한다. 굳이 선거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투표 안할 사람도 없고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