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2015 제네바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경영진의 인식도 비슷했다." PHEV 선점 경쟁이 미래형 친환경차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시장에서도 PHEV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BMW코리아(i8)와 포르쉐코리아(카이엔S E-하이브리드)가 지난 26일과 27일 각각 PHEV를 국내에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현대차는 국산차 최초로 쏘나타 PHEV를 조만간 내놓는다. 아우디와 토요타 등도 PHEV 모델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본격적으로 PHEV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는 PHEV에 HEV(하이브리드차)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기준 ℓ당 47.6㎞에 달하는 BMW i8 연비가 국내 기준으로 ℓ당 13.9km로 인증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유럽 기준(km당 49g)보다 3배 가까이 높은 127g으로 현재로선 친환경차 보조금(97g 이하)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모터쇼에서 만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PHEV 경쟁력이 없으면 2020년 이후엔 글로벌 시장에서 장사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PHEV 시장을 키울 제도와 정책적 지원 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친환경차 집중육성'을 외치는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