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조정국면에서 모색하는 투자기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03.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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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예맨반군 공습개시로 중동 정정불안이 다시 불거지고 있고 미국 경기둔화 우려도 커지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를 끌어올렸던 외국인이 이틀째 이탈한 데다 실적시즌을 앞둔 관망심리도 커지며 상승탄력이 줄었다.

최근 코스피는 이틀째 조정을 받으며 1.13% 내렸다.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외국인 유동성이 줄어들며 코스피도 당분간 조정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봐야 하는 법이다. 증권가에서는 조정국면에서 실적모멘텀이 살아있고 불안정한 글로벌 지표에서 수혜를 얻을 수 있을 만한 종목군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27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출회와 기관매도 영향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조기단행 우려가 제거됐지만 이에 상응하는 경기모멘텀 약화를 확인할 경우 주식시장 투자심리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전체 기업의 예상 EPS(주당순이익) 변화율은 3주연속 반등세가 나타나 기업이익 컨센서스의 저점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며 "섹터별 이익변화율은 IT섹터 회복세가 가장 강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4주간 변화율을 기준으로 할 때 IT, 유틸리티, 산업재 섹터의 실적개선 기대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자료에서도 이같은 추이가 잘 나타난다. 코스피 종목 중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261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합산치는 최근일 기준 136조8410억원으로 올해 연초 대비 0.34%, 지난달 말 대비 1.07% 각각 상향조정됐다.

IT업종 중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IT하드웨어 등 업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향조정 폭은 올해 연초 대비 9.9~13.5%대에 이른다. 산업재 중 운송업섹터 컨센서스의 상향조정 폭은 연초 대비 23%를 웃돈다. 건설 및 상사·자본재 섹터는 연초 대비 컨센서스는 하향조정됐으나 최근 1개월간 다시 눈높이가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의 경우는 IT디스플레이, IT하드웨어 외에도 필수소비재 및 화장품·의류섹터의 컨센서스 상향조정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다만 코스닥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는 189개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조6467억원으로 연초(6조9260억원) 대비 4% 가량 감소했다. 실적차별화 현상이 더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최근 중동정세 불안으로 인한 상황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유가급락 영향으로 자본재·소재섹터의 약세가 지속된 만큼 중동불안으로 인한 유가반등에서 단기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권 국가들의 공습을 받은 예맨의 원유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0.2%에 불과하지만 지정학적 측면에서 추가적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가 단기 전략변경의 단초가 될 수 있어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제 WTI(미국텍사스유) 근월물 선물가격은 지난 24일 배럴당 47.51달러에서 26일(현지시간) 51.43달러로 불과 이틀새 8%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이 기간 코스피가 1% 이상 하락했음에도 S-Oil 등 정유주와 LG화학 등 화학주는 주가가 되레 올랐다.

이 연구원은 "우선적으로 최근 실적개선 기대감과 함께 유가반등의 수혜까지 누릴 수 있는 에너지, 화학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그간 유가하락에 따른 수주부진 우려로 약세가 지속됐던 조선, 건설 등 산업재 섹터에 대한 선별적 관심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의 조정국면을 경기민감주에 대한 매수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가 성장주 버블우려와 함께 경기 소프트패치(경기회복 과정에서의 일시적 침체)에 대한 우려로 변동성이 커지는 등 변수는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라며 "주식시장이 상승한 상황에서 실적시즌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관망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 팀장은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 확대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한국도 통화·재정 부양정책이 가동되고 있고 국내외 경기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단기 모멘텀 약화요인은 상승추세 속도조절 정도로만 작용할 것이기에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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