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 LPGA '싹쓸이'…옆에서 본 한국 여자 골프 강점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5.03.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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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식 훈련이 만든 두터운 선수층…뚜렷한 목표의식과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

김효주 선수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제공=AFP,뉴스1김효주 선수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제공=AFP,뉴스1


23일 'JTBC 파운더스 컵'에서 '수퍼루키' 김효주의 우승을 비롯해 올해 치러진 6개의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대회에서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모두 우승하면서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후원사와 매니저들은 한국 선수들의 강점으로 무엇을 꼽을까.

◇후원사 "두터운 선수층"

우선 후원사들은 두터운 한국 선수층을 꼽았다. 하나금융그룹에서 골프 선수 지원을 총괄하는 박폴 팀장은 “한국 선수층이 두텁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과 수준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선수층이 투텁다보니 LPGA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마주치는 경우도 잦아졌다. KB금융그룹에서 골프후원을 담당하는 채윤병 과장은 “한국 선수들끼리 잘 알고 서로 배운다”며 “같이 경기하며 의지할 수 있고 조언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박인비 선수에게 평정심 등을 배우는 식이다.

다른 나라 선수와의 수준차이는 끝없는 훈련이 만들어낸 결과다. 박 팀장은 “많은 훈련을 반복적으로 하니 실력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선수들이 주니어 선수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중규 SBI저축은행 부장은 “한국 선수들이 성실하다”며 “동양의 자기관리가 엄격한 것도 멘탈게임인 골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박세리, 유소연, 박희영, 허미정, 이민지 선수 등을 후원하고 있으며 KB금융그룹은 박인비, 안송이, 오지현 선수 등을 후원하고 있다.

◇매니저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


매니저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목표의식을 한국 선수들의 강점으로 꼽았다.

박인비 선수와 유소연 선수 등의 소속사 IB월드와이드 이수정 국장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프는 체력보다는 감각이 중요한데 한국선수들이 앞선다”며 “표현을 자제하는 정서는 감정콘트롤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미향 선수와 오지현 선수 등의 소속사 올댓스포츠 신준우 이사는 “주변 선수들이 잘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은 목표가 뚜렷한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LPGA 우승 등 골프선수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룬 뒤에는 급격하게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세영 선수, 전인지 선수, 안송이 선수 등을 지도하고 있는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의 강점으로 △스파르타식 교육 △우수한 코치진 △부모의 희생 등을 꼽았다.

박 해설위원은 “박세리 선수의 활약으로 세리키즈들은 상대적으로 빨리 국제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선수층이 두터운 것도 한국 여자 골프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 골프 시상식을 가면 한국 남자골프와 비교해 한국 여자 골프의 강점을 느낄 수 있다”며 “남자 시상식에는 '진짜' 어린애가 올라서는 반면 여자 시상식에는 대학생 같은 아이가 오른다”고 말했다.

박 해설위원은 "남자애가 운동을 잘하면 축구나 야구를 시키는 반면 여자애가 운동을 잘하면 가장 먼저 골프를 생각한다”며 여자 선수의 선천적 우위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효주가 'JTBC 파운더스 컵'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올해 치러진 LPGA 6개 대회의 우승은 모두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개막전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는 최나연이 우승했고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김세영이 생애 첫 LPGA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은 한국계 뉴질랜드 선수인 리디아 고가, 혼다 타일랜드에서는 양희영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는 박인비가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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