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대표 메뉴 '보쌈·족발'…올해 대박 전략은

머니투데이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2015.03.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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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외식 트렌드]<3>보쌈·족발편

편집자주 외식 소창업자를 위해 2015년 외식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코너입니다.

/사진제공=씨엔티테크/사진제공=씨엔티테크


우리나라에서 야식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쌈과 족발이다. 야식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편적인 음식이다.

두 메뉴 모두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과 더불어 우리 아버지 세대의 추억에도 버무려져 있다. 70년대 먼지가 자욱한 공장에서 열심히 일한 우리 아버지들의 목에 낀 먼지를 깨끗이 닦아준 메뉴가 바로 보쌈이다. 푹 삶은 돼지고기를 두껍게 썰어서 새우젓 소스에 찍어 김치에 싸먹는 보쌈의 맛은 수백 년간 한국의 베스트셀러 음식이었다.



족발도 마찬가지이다. 고기가 귀한 시절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 다리 살을 척척 썰어서 새우젓 소스에 찍어 쌈 싸먹는 족발은 저녁을 곁들인 술안주로 빠질 수 없는 메뉴였다.

보쌈집은 70년대 중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시내 소규모 공장 밀집 상권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먼지를 마신 근로자들은 보쌈이 당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보쌈과 같이 먹는 겉절이 김치는 그들의 식욕을 더 자극했다.



이 시기에 큰 성장을 한 매장을 중심으로 이후 가맹 사업이 시작되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보쌈 시장은 피자와 치킨과 달리 프랜차이즈 본사가 초기부터 출점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미어터지도록 바쁜 매장을 보고 주변에서 찾아와 노하우를 전수 받아 같은 간판을 걸게 해달라고 하면서 시작된 이상적인 출점 방식이었다.

그렇게 보쌈 프랜차이즈 매장은 서울 중심가에서부터 외곽으로 번져 나가게 된다. 초기에는 유통 개념 없이 고기를 삶고, 김치를 담는 노하우 전수방식이었지만, 점차 고기와 김치 양념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핵심인 식자재 유통방식을 갖추게 됐다. 이렇듯 보쌈은 80년대에서 90년대 한식 분야에서 가장 빠른 브랜드 인지도를 갖출 수 있었다.

특히 보쌈은 초기부터 높은 객단가로 시장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가맹점들도 상대적으로 큰 상권을 부여받아 괜찮은 수익을 올리며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하나의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된다.


족발 시장도 서울 중구에서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장충동이다. 족발은 50여 년 전 지금의 장충동 족발거리에 두 개의 족발집이 문을 열면서부터 시작됐다. 맨 처음 문을 연 한 식당의 주인이 고향 평안북도에서 먹었던 족발 요리를 손님상에 내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80년대 초반 식당들이 줄 지어 생겨나며 지금의 족발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장충동하면 족발, 족발하면 장충동이 대명사처럼 되었다. 우리나라 야식 문화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기 시작한 것도 족발이었다. 싼 가격에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족발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족발이 치킨보다 야식 메뉴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은 운영 수익 면과도 큰 연관이 있다. 치킨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튀겨야 해서 튀김통 등 설비를 밤까지 관리하고 유지하기가 어려웠지만 족발은 하루에 1~2번 정도 대량으로 삶아내면 그걸로 하루치 장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수월했다. 고객 니즈와 운영 주체의 편의까지 합쳐지면서 족발은 야식 및 배달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웰빙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보쌈과 족발은 배달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다시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세계 장수촌인 오키나와인들의 장수 비결이 삶은 돼지고기라고 알려지면서 보쌈이 재조명받기 시작했고, 특히 족발은 콜라겐이 많아 피부 미용에 좋고 노화방지 효과가 있어 젊은 여성들 사이에게 새롭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보쌈과 족발을 찾는 주 연령대가 40~50대 이상이었다면, 이제는 점차 낮아져 20~30대에서 더 즐겨 찾는다. 매장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인테리어, 홍보 방식 등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 보쌈과 족발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걸까?. 필자는 ‘배달과 젊은 층’ 두 가지 키워드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맞벌이 부부, 1인 가구의 증가로 배달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을 누리고 있다. 보쌈과 족발 또한 ‘배달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배달 전문점으로 운영하게 되면 여러 가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양을 줄여 1인 배달 메뉴를 개발하는 것에 있다. 최근 신조어로 생겨난 것이 ‘2인 1닭’이다. 닭을 먹고 싶은데 한 마리는 너무 많아서 고민인 싱글족들이 치킨을 같이 시킬 사람을 모집한 뒤에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 가진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현상은 각종 신문, 뉴스에서도 소개된 바 있으며, 싱글족들 사이에서 이런 문화가 유행이라는 것은 1인 배달 메뉴의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이다. 젊은 층들은 음식 주문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집 주변에 의미 없이 뿌려진 전단지 등에 더 이상 주목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열어 다양한 방식으로 매장을 검색하고, 주문 또한 스마트폰 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장 선호한다.

실제로 연령대별 주문 유형을 빅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20~30대에서는 전화보다 모바일, 온라인 주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는 스마트폰 주문 채널에 대한 공략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야 한다.

◇보쌈·족발 외식업의 미래 방향
-캐주얼한 배달시장을 공략하라
-양을 줄여 1인 배달 메뉴를 개발하라
-스마트폰 주문 채널을 만들어라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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