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경남 현지 민심은? 문재인vs홍준표 '정면충돌'

머니투데이 창원·김해(경남)=김성휘 기자 2015.03.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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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홍 지사 무상급식 지원중단 방침-야당 반발로 전국 이슈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 정책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15.3.18/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 정책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15.3.18/뉴스1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초등학교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고 야당이 강력 반발하는 등 경남발 무상급식 이슈가 전국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역 정가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현지에선 지원 중단에 반대하는 의견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도 공개됐다. 반대로 급식정책을 정치화하는 것보다 경기회복이 시급하다는 민심도 느껴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8일 경남 창원의 경남도청을 찾아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무상급식 정책을 두고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문 대표는 앞서 창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무상급식이 중단되면 아이 둘 가진 가정은 급식비를 월 10만원씩 부담해야 한다"며 "왜 경남도민들만 그런 부담을 해야 하느냐. 도민들이 홍 지사에 항의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국적 무상급식 확대 기조에 경남만 역행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단 이처럼 적극 발언하면 홍 지사를 이른바 '이슈메이커'로 만들어준다는 당 일각의 지적도 있다. 문 대표는 이와 관련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만나 "경남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하기로 하니 중앙언론에서도 다루고 전국적 쟁점이 됐다"고 자평했다.



당 관계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중심으로 무상급식 지원중단에 대한 지역여론이 좋지 않다"며 "홍 지사가 당장 정치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어도 시간이 갈수록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 주장했다. 학부모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무상급식 지원중단에 따른 비판여론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반면 홍 지사도 무상급식 지원중단 방침이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맞섰다. 홍 지사는 문 대표와 만나 "작년에도 '밥 안먹어도 좋으니 학원 다닐 수 있게 해달라' 하는 서민 자녀들의 편지가 많이 왔다"며 "밥보다 공부가 우선이니 지자체 예산은 어려운 자녀들 공부하는 데 보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벽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고 문 대표가 쏘아붙이자 "저도 마찬가지다. 중앙에서 대안을 갖고 오실 줄 알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편 여야의 무상급식 충돌 자체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이날 창원의 한 60대 남성은 "홍 지사가 (속칭) 뜨려고 그런다. 정치적인 승부수 아니겠나"라며 이 사안의 '정치화'를 지적했다. 50대 여성은 야당 대표가 이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한 데에 "(급식 문제보다) 경기가 언제 살아날 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주민은 6대 3으로 부정적 반응에 기울었단 여론조사도 공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와 경남CBS가 지난 14-15일 이틀간 경남도민 1022명을 조사한 결과다. 무상급식 예산 지원중단이 '잘 한 결정'이란 응답은 32%, '잘못한 결정'이란 응답은 59.7%였다. '잘 모름'은 8.3%였다.

나이별로는 대개 초등생 학부모에 해당하는 40대에서 '잘못한 결정'이란 응답(76.2%)이 가장 많았다. 50대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잘못한 결정이란 응답이 많았다.



경상남도가 추진하는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대해 '무상급식 중단과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예산을) 쓰는 것이 바람직'이란 응답은 33%, 반대로 '무상급식 지원은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은 교육청과 협의해서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60%였다. 잘 모름은 7%였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에서 3월14~15일 이틀간 경상남도에 사는 19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률 17.1%(완전응답 1022명, 거절 및 불완전 응답 5977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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