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첫 1%대]예금자 날벼락, 단 0.1%라도...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5.03.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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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장기 예금 이탈 지속...CMA, 외화예금, 배당주 '관심'

[기준금리 첫 1%대]예금자 날벼락, 단 0.1%라도...


"이제 돈 좀 모아보려 했는데 금리가 1%대라니..."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들어서면서 초저금리 시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 이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기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0.1%라도 높은 금리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은행예금서 자금 이탈 가속화..CMA·외화예금 인기=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시중은행의 장기저축 예금에서 이탈하는 가계자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1년 이상 장기 예금규모는 지난해 7월 말 432조6340억원에서 지난 1월 말 421조6930억원으로 10조9410억원이 감소했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다른 금융기관의 장기 저축 상품이나 증권사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기준 CMA 개인 잔고는 40조4412억원으로 지난해 7월말과 비교해 4조9751억원이 증가했다.

이번 금리인하로 투자자들의 예금 이탈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 채권으로 낼 수 있는 수익이 계속 낮아지다보니 현재 가중평균 만기(듀레이션) 한도가 75일로 돼 있는 MMF(머니마켓펀드) 편입자산군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기를 누렸던 외화 예금도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중국 위안화 예금은 국내 금리보다 약 1%포인트 높은 금리를 무기로 2013년말 66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93억7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지난달 말 현재 186억3000만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한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금리차에 대한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상품 신규 가입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증권사의 특별판매 RP(환매조건부채권)나 ELB(파생결합사채)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대우증권과 동부증권 등은 금리 인하에 상관없이 특판RP의 금리를 3~4%로 유지할 예정이다.

◇금리인하 리스크 피하자..배당주·ELS도 주목=투자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배당주, 중위험 ELS(파생결합증권)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유가증권시장의 시가배당률이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3년 회계연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금 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82%였다. 2014년 회계연도에는 배당금 총액 자체가 약 30% 확대돼 시가배당률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에도 대표 배당주인 맥쿼리인프라 (12,650원 ▲30 +0.24%)는 이날 782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고, SK텔레콤 (51,500원 ▲500 +0.98%)은 0.37%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ELS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최근에는 조기상환 문턱을 낮추거나 원금 손실 조건에 도달한 경우 투자 기간을 연장해 손실 가능성을 줄인 ELS가 인기다. 신한금융투자의 '첫스텝80 시리즈 ELS'는 노낙인(특정 손실 구간 없음) 구조, 80%대의 낮은 조기상환 조건으로 지난해 첫 발매 이후 7800억원 이상이 팔렸다. NH투자증권의 주력상품인 '뉴하트 ELS'도 낙인(손실 구간)에 진입하면 만기 상환일이 2년 연장돼 ELS손익과 연결되는 기초자산 가격 회복을 기다릴 수 있게 했다.

정연아 NH투자증권 프리미엄블루 강남센터 PB팀장은 "예금 금리 대비해 수익이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고배당주 외에도 롱숏, 이벤트드리븐 등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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