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골방환상곡' 웹툰작가, 창업가 변신해 '사내수공업툰'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5.03.16 06:15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뜬다!스타트업툰]<2>워니프레임 '어썸데이툰'

편집자주 이른바 '스타트업툰'(스타트업+웹툰) 이라는 재미있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회사를 홍보하는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인기리에 연재 중인 스타트업툰의 작가와 기획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사진=워니프레임의 '어썸데이툰' '작은회사'편 캡처/사진=워니프레임의 '어썸데이툰' '작은회사'편 캡처




"워니가 돌아왔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웹툰 '골방환상곡'으로 유명한 박종원 작가(34·필명 '워니')는 지난해 11월 콘텐츠 제작 업체 '워니 프레임'을 열었다. 박 작가가 대표, 윤아영 작가(24·필명 '앙영')가 직원으로 있는 단출한 스타트업이다.

박 작가는대한민국 웹툰작가 1세대로 그의 2006년 데뷔작인 '골방환상곡'은 수많은 독자들을 웹툰이라는 신세계로 이끌었다. 유명 웹툰 작가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려온 그가 창업에 나선 이유는 돈이 아닌 1차 생산자(작가)로서의 고민 때문이다.



박 작가는 "웹툰, 음원, 기사 등 모든 콘텐츠가 '0'원인 시대다. 콘텐츠 소비에 대한 수요는 넘쳐 나는데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0원 이라면 도대체 그 돈은 누가 내고 있는 걸까? 바로 '기업'이다. 그렇다면 '앞으론 기업에 특화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새 길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체, 공공기관 등이 적은 자금으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홍보의 창으로 택하고 있다. 이들은 웹툰·동영상 등 가볍지만 재미있는 '콘텐츠'를 필요로 한다. 박 작가는 바로 이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즈니스모델을 B2B(기업간거래)로 돌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창업후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 광고, 다음카카오 애니스티콘 등 기업체 콘텐츠를 제작했고 지난 2월부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카페트'(카카오스토리·트위터·페이스북)를 통해 '서울시티웹툰'을 연재,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와 서울시 시정을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B2B용 콘텐츠만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 워니 프레임은 '페이스북 페이지', '슬로우 뉴스', 'ㅍㅍㅅ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형식과 주제의 콘텐츠를 연재 중이다. 단순 유머 코드의 웹툰도 있고 시사 이슈를 한 컷 짜리 웹툰으로 정리한 이른바 '인포웹툰'도 있다. 박 작가와 유 작가의 '회사 생활 이야기'를 담은 '어썸데이툰-사내수공업 스타업툰'(어썸데이툰)도 그 중 하나다.

'어썸데이툰'은 워니프레임에서 일어나는 일상 소재를 웹툰으로 그린 것으로 주인공은 박 작가, 윤 작가, 계약직 직원인 이른바 '약직이' 세 명이다. 박 작가 캐릭터인 '워니'는 그의 대표작 '골방환상곡' 속 회색 늑대 캐릭터로 박 작가에 따르면 '전 작에선 알몸으로 등장했으나 다른 캐릭터들이 옷을 입고 등장하는 바람에 별 수 없이 사회화(?)된 캐릭터'다. 윤 작가는 '앙영 작가'로 소처럼 잘먹는 여대생에 유일한 정직원이다. 5급 행정고시를 붙은 이 회사 유일의 계약직 직원인 '약직이'는 '공무원 되기 전 계약직으로 잠시 일하는 순둥이 엘리트' 캐릭터다.

어썸데이툰은 2~8컷에 회사 및 일상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예를 들어 '작은회사' 편에선 회사에 직원이 앙영 작가 하나 밖에 없어 두 사람이 기획팀, 제작팀, 영업팀 업무를 모두 맡아야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앙영 작가는 "기획팀 어제 부탁했던 거 다 됐지?", "제작팀은 그림 다 그렸고?", "아, 영업팀은 내일 서울시청이랑 미팅있다!"는 사장 워니의 말에 "셋 다 나잖아 그만해"라고 말해 독자들의 웃음을 이끌어 낸다. 한 사람이 여러 몫을 해내야 하는 스타트업의 고충을 재치있게 그려내 공감을 샀다.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웹툰이 연재 되는 어썸데이툰 페이스북 팬 페이지의 주간 도달율은 50만에 육박하고 한 웹툰 당 30만~60만의 도달율을 나타낸다. 팬 페이지의 '좋아요' 수는 4만1443개다.

박 작가는 어썸데이툰이 '작가로서의 역량을 계속 보여주는 매개'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기대를 하고 연재하고 있다기 보다는 SNS 소비에 최적화된 웹툰을 생산하는 팀이 되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워니프레임 작가들은 매일 매일 작품을 연재하는 성실한 직장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썸데이툰도 박 작가(#워니)와 유 작가(#앙영) 두 사람이 하루씩 번갈아 가며 매일 연재한다.

기존 대형 포털사이트의 웹툰 플랫폼에서 벗어나 SNS에서 새 길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워니 프레임은 앞으로 새로운 시도들을 할 계획이다. 어썸데이툰 캐릭터로 이모티콘으로 만들고 웹툰과 게임의 접목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박 작가는 "현 콘텐츠 업계에서는 1차 생산자들이 유통 단계에서 배제돼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창작자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 '너희는 창작만 하라'는 것에 가깝다"며 "플랫폼 하나 만들어 놓고 그냥 돈을 벌겠다는 건데 창작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워니프레임은 부농이 되고 싶은 거다. 대형 마트를 이길 순 없겠지만 품종 개량도 하고 직거래도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작은 회사지만 작가 역량이 좋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러 시도를 하는 즐거운 회사를 만들고 독자들이 더 많은 곳에서 우리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공급처를 더욱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워니프레임의 박종원 대표 겸 작가/사진=워니프레임 제공워니프레임의 박종원 대표 겸 작가/사진=워니프레임 제공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