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차기 대권주자 문재인-박원순, '여심'대결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5.03.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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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여성의 날' 맞아 한국여성대회 참석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여성대회' 행사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새정치연합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남인순 새정치연합 의원 /사진=박다해 기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여성대회' 행사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새정치연합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남인순 새정치연합 의원 /사진=박다해 기자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열린 한국여성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 31회 한국여성대회'를 찾았다. 둘 모두 이날 행사의 대표색인 보라색 넥타이를 멘 모습이었다. 행사장 앞줄에 나란히 앉았지만 별다른 인사말을 나누진 않았다.



행사 시작보다 10분 정도 앞서 도착한 문 대표는 '전 대권후보'다운 인기를 자랑했다. 광화문 광장 도착과 동시에 행사에 참가한 여성들에게 둘러쌓인 그는 행사의 기념품인 보라색 스카프를 선물받는가 하면 '인증샷' 요청을 잇따라 받았다.

행사장 인근을 지나던 20대 여성들도 문 대표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표는 행사참가 단체의 부스를 찾아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호응에 화답했다.



문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성평등은 모든 평등의 출발"이라며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과 여성노동 불평등이 우리 경제 성장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평등을 오히려 후퇴시켰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문 대표는 또 "여성 취업률과 여성 임금이 늘어야 내수 통한 경제 성장 이룰 수 있고 그것이 소득주도 성장의 길이다"라고 강조하며 "성평등 속에서 누구나 사람대접 받는 나라,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엄한 사회 만드는데 저도, 새정치연합도 항상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행사 시작 직후 도착한 박원순 시장은 그동안 서울시가 실행한 여성중심 정책을 언급하며 여심잡기에 나섰다. 그는 "얼마 전 연예프로그램을 보니 가수 주얼리의 예원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정치인을 묻자 '박원순'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며 운을 뗐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성평등 조례 제정 △여성안심특별시 선언 △여성 안심 귀가스카우트 및 안심택배 제도 마련 △여성노동자 중심 정책마련 등을 실시한 점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지난해 성소수자들과 갈등을 빚은 것을 의식한 듯 이날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한 성소수자단체 '비 온 뒤 무지개재단'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저도 디딤돌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오늘 디딤돌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여러분께 축하말씀드린다"며 "특히 '비 온 뒤 무지개재단'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무지개는 늘 비 온 뒤에 뜬다"며 "작년에도 비가 왔지만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듯이 서울시도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두고 차별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제정키로 했다가 보수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제정에 실패했다. 또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이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소수자단체들이 서울시청을 점거농성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성소수자단체 측은 "서울시가 여성정책을 잘한다고 하는데 그 여성에는 성소수자도 있다. 또 올해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는 장소를 섭외하지 못하는 등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의 윤명희, 이자스민 의원, 새정치연합의 남인순, 임수경, 진선미, 이미경, 김상희, 도종환의원, 정의당의 김제남 의원 등 다수의 여성정치인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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