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기간조정 가능성 커진 코스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5.03.0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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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000선 안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수 영향력이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의 상승부담이 있는데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엇박자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의 매물이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양상인데, 외국인 역시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는 모습은 아니다.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코스피 2000선을 중심으로 기간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는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만큼 적극적인 매수전략 보다는 구간을 정해 짧게 치고 나가는 단기 매매로 시장을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단 대외여건은 여전히 좋다.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존의 방침대로 정해진 양적완화 경로를 시행하고, 그리스 지원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했다.

앞서 열린 1월 회의에서 ECB는 기존 월간 100억 유로 정도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커버드본드 매수에 추가로 500억 유로 정도의 국채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3월 회의에서는 이런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점과 '필요한 경우'추가적인 정책도 도입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전날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12% 상승한 2101.04를 기록했고 다우 지수도 0.21% 오른 1만8135.72를 나타냈다. 나스닥 역시 0.32% 상승하며 4982.81로 거래를 마쳤다.

EBC의 양적완화 정책이 시장의 기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에서 확정된 결과, 각국 채권금리는 하향안정세를 보였고 주식은 올랐다.

드라기 총재는 5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수익률 하한선을 현행 예금금리인 -0.2%로 제시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독일 채권 금리는 무려 10.2bp(1/100%) 급락한 0.327%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12.7bp 떨어졌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11.5bp 하락했고 벨기에 국채 수익률도 9bp 내렸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국채 금리가 더 낮더라도 양적 완화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렉시트 이슈의 경우 일부 의견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더 이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여기에 중국은 본격적으로 개막한 양회에서 경제개혁과 함께 둔화되는 성장지표를 연착륙 시킬 방안을 논의중이다.

결국 전반적인 대외여건을 볼 때 국내 증시에 큰 악영향을 줄 이슈는 없는 셈이고, 최근 꾸준히 유입되는 외국인 수급동향을 봐서도 당분간 흐름이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속되는 기관매도세와 함께 상승피로감 누적, 시장반등을 이끌 주도주의 부재가 문제다. 코스피가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기간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술적인 분석으로는 코스피지수 기준 1980~2010선에서 기간조정을 밟은 후 재상승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방향성이 없는 구간에서는 심리적 저항선과 지지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기술적으로는 되돌림 비율이 이에 해당한다"며 "과거 2년 패턴을 통해 코스피 경로를 예상해보면 2010선에서 기간 조정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운 단기 상승 추세선이 위치한 1980을 지지선으로 2차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1~2주간 좁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고, 이 기간 상승을 대비한 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추가상승이 이뤄질 경우 외국인과 기관 등 주요 매수주체의 자금이 일시에 몰리는 종목군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인데, 이를 위해서는 이들의 자금동향을 매일 체크해야한다. 특히 지수상승을 주도할 수 있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기자재,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군의 흐름과 이들의 실적개선 추이 등을 함께 들여다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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