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피습, '사드' 한국배치 논란 영향 주나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5.03.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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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리퍼트 美대사 피습]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조찬 강연장에서 괴한의 공격 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진=오세중 기자 <br>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조찬 강연장에서 괴한의 공격 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진=오세중 기자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이 미국 미사일 방어(MD)체계 중 일부인 '사드'의 한국배치 논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드 한국배치에 대해 한미 국방 당국은 '계획이 없다'는 게 공식 반응이다. 하지만 미 당국자들의 발언이 최근 오락가락하고 있고, 한국 국방장관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사드배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3일 뒤인 13일에는 '공식 협의나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달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미국과 협의한 바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국방부가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과 협의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질의하자,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국방부로서는 현재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피습사건이 사드배치 문제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사건과 사드 배치를 직접 연관 짓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국 대사의 테러사건을 동북아 역내의 핵심 이슈인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와 연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신인균 자주국방 대표 역시 사드배치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일관성이 이번 사건으로 영향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신 대표는 "사드를 통해 한국을 자국 미사일 방어체계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전략이지만 이번 테러사건을 계기로 전략적 목표설정을 강화하거나 협상의 잣대로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한 보수성향 연구소가 한국 군사력이 북한에 열세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미국발 군불때기'가 지속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테러사건이 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미국 내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자국민 테러에 굉장히 민감한 국가"라면서 "한국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사드 배치 문제나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문제에 대해 주춤했던 모습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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