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장 ETN 성장 조짐..."퇴직연금 등 활용처 넓혀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5.03.1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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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장 ETN 성장 조짐..."퇴직연금 등 활용처 넓혀야"


지난해 말 개설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폭풍 성장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상품이 속속 진입하면서 거래대금이 늘고 있는 것. 각 증권사들은 연내 10~20개씩 ETN 종목을 추가 상장해 상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ETN 참여증권사 7개로 확대...ELS 장내화 고민=올해 첫 상장한 ETN인 '미래에셋 미국 바이백 ETN(H)은 상장 다음날인 지난 4일 거래대금이 8억1700만원으로 ETN 시장 개설 이후 종목별 거래대금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덕분에 이날 ETN시장 전체 거래대금도 사상최대인 15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 미국 바이백 ETN(H)'는 지난 6일 거래대금이 8억2900만원으로 늘며 종목별 거래대금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진입하며 ETN시장 참여 증권사는 7개로 늘었다.

ETN시장은 여전히 상장지수펀드(ETF)시장 전체 거래대금 4862억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시장 초기 1억1000만원에서 지난달 8억4000만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신상품이 속속 등장하며 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N 시장은 이제 라인업을 갖추는 단계라 각 증권사별로 많게는 20개까지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5개주를 추종하는 ETN,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파는 박스권 매매를 추종하는 ETN 등이 상장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연내 ETN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을 증시에 상장시킬 방침이다. 거래소는 올해 초 증권사 관계자들과 장내 ELS 표준화 작업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ELS 자체가 복잡한 구조를 가진 파생상품인만큼 적정 가격 산출 방법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ELS 상장이 가능해진다면 ETN 시장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LS 시장은 발행잔액 기준 약 60조원(원금보장 ELB 포함)에 달한다.

◇ETF·ETN 투자 활용 방안 필요...퇴직연금 이용 가능해져야=ETN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적절한 투자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퇴직연금의 경우 ETF조차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에서 ETF를 거래할 수 있는 퇴직연금사업자는 대우증권 정도다. 이 외 증권사는 시스템의 미비 등의 이유로 ETF 거래가 불가능하다. ETN은 아예 투자 고려대상이 아니다. 현재 퇴직연금 감독규정은 투자 가능한 자산군을 열거하는 방식(포지티브 방식)인데 ETN은 지난해 11월에 도입된 신상품이라 투자군에서 아예 빠져 있다.

퇴직연금은 또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자산의 40%를 넘는 투자상품은 담지 못한다. 실물 투자 없이 실물 가격의 성과를 추종하는 합성 ETF는 파생평가액이 90% 이상이라 퇴직연금을 통한 매매가 불가능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퇴직연금 투자 가능한 자산군을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ETN의 편입도 가능하게 되지만 증권사들의 시스템 도입, 합성 ETF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며 "투자자들이 펀드보다 싼 수수료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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