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개성 넘치는 빌딩 숲 속에서도 화룡점정은 있다. '현대판 피사의 사탑',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그 주인공. 2010년 3월 준공된 이 호텔은 현재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관광산업을 이끄는 아이콘으로 꼽힌다.
쌍용건설이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2007년 9월. 공사비만 총 9억20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했다. 공사규모뿐 아니라 내용도 획기적이었다. 지하 3층~지상 57층 3개동을 들입(入)자형 구조로 만들기 위해 양측 건물을 52도 기울게 세운 것.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시공 모습. / 자료=쌍용건설
쌍용건설은 건물을 기울이면서 6만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경사구조 시공 공법과 특수 가설 구조물 설치 공법 등 첨단공법을 총동원했다.
건물에 들어간 철근량도 엄청나다. 철근 길이는 2만7232㎞로 지구 지름의 2배가 넘는다. 콘크리트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2500㎥) 78개를 채울 수 있는 19만5000㎥ 분량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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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이 모든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쌍용건설 임직원들이 흘린 땀방울과 노력은 그 이상이다. 이 호텔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모쉐 사프디가 준공 이듬해인 2011년 직접 방한해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쌍용건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 이유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2009년 890만명이었던 싱가포르의 외국인 관광객은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이 준공됐던 2010년 약 1086만명에 이어 2014년 1600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법정관리 위기 속에서도 해외수주를 이어가고 M&A(인수합병)이란 돌파구를 찾은 것도 당시 노하우와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