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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잘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잠을 자면 몸은 쉬는 것이고, 잠을 덜 자면 그만큼 몸과 정신이 깨어 있으니 훨씬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할 텐데? 그런데 왜 잠을 덜 자면 비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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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잠을 덜 자면 식욕이 더 생긴다?
반대로 배고프니 밥을 먹으라고 권하는 '식신' 호르몬도 있습니다. 왠지 발음도 탐욕스러운 듯한 그렐린(Ghrelin)입니다. 몸에 밥이 들어오지 않으면 위장 세포에서 많은 그렐린이 분비되면서 뇌는 식욕을 느낍니다. 그렐린은 저녁식사 이후 감소했다가 자기 전에 많이 올라가며, 잠이 들면 다시 농도가 떨어집니다.?
2.잠을 덜 자면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다?
‘잠을 잘 때 칼로리 소모가 적으니, 잠을 설치면 칼로리를 더 소모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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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편안한 숙면일 때 칼로리 소모는 매우 적게 일어납니다. 뒤척대면서 잠을 설치면 숙면할 때보다 칼로리를 더 소모하겠지요.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봐도 잠을 푹 잘 때보다 설칠 때 칼로리 소모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참으로 미약합니다. 하루 7시간 잘 자는 경우와 5시간도 못 자는 경우의 칼로리 소모 차이는 50~70칼로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잠을 못 잔 날 식욕이 당겨 더 먹게 되는 음식의 칼로리는 약 500~600칼로리입니다.?
하루에 5시간 미만 자면 더 소모되는 70칼로리, 그러나 더 먹는 양은 600칼로리, 약 530칼로리의 여분이 남지요. 지방 1킬로그램은7,000칼로리니까 14일만 잠을 설치고 부족하게 자도 1킬로그램이 더 찔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3.잠을 덜 자면 낮에 잘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가 하루 동안 쓰는 총 칼로리의 양을 총에너지소비량(Total Energy Expenditure; TEE)라고 합니다. TEE는 기초대사량(BMR) + 음식열(TEM; Thermic Effect of Meal) + 활동(AEE; Activity related Energy Expenditur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초대사량 비율이 전체 에너지 소비의 60퍼센트로 제일 많고 음식열은 약 10퍼센트, 나머지 30퍼센트는 활동에너지소비량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오해합니다.?
활동에너지소비량은 운동하면서 소비하는 에너지가 아닙니다. 활동에너지소비량의 대부분은 일상 활동에서 쓰이는 열량입니다. 앉고, 걷고, 일어나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등등 일상 생활에서 쓰는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믈론 운동에 의한 열량소비도 여기에 포함되지만 그 비중은 의외로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도적인 운동과 관련되지 않은 일상 속에서의 활동에너지소비량이라고 부릅니다(NEAT; NonExercsie Activity Thermogenesis). 기초대사량과 음식열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살이 찌고 빠지는 여부는 주로 NEAT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런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일상에서의 움직임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출근하면 어떻습니까? 의자에 똑바로 앉아 있기도 힘들고 웬만하면 움직이려 하지 않지요? 계속 앉거나 눕고만 싶고요. 이런 자잘한 일상의 움직임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듭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리모컨을 쓰지 않고 TV으로 다가가 직접 조정하는 행동을 1년 동안 지속하면 관악산을 몇 번 등산한 효과와 같다고 합니다. 이런 일상의 자잘한 움직임이 둔화되면 결국 칼로리가 누적되어 살이 찝니다.
결국 제대로 못 자면 다음 날 피곤하고 힘들어서 NEAT가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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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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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 자면 살이 찌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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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신 호르몬 그렐린은 올라가고 날씬 호르몬 렙틴은 떨어져 식욕이 올라가 더 많이, 더 자주 먹는데 하필이면 고탄수화물 음식을 찾는다.
2. 잠을 설치면서 소모한 칼로리는 그로 인해 폭풍 흡입하는 음식 칼로리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이다.
3. 잠을 설친 다음날에 의자나 침대에 등과 엉덩이가 붙어버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자잘한 움직임(NEAT)이 저하되어 칼로리를 덜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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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꼭 숙면을 취하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