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달 통과 불투명...여야 "법사위 합의부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5.02.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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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野 아문법-與 서비스발전법 이견, 물밑접촉 계속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주례회동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불통의 리더십, 무너진 민생경제'라는 박근혜정부 평가보고서를 건네고 있다. 2015.2.24/뉴스1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주례회동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불통의 리더십, 무너진 민생경제'라는 박근혜정부 평가보고서를 건네고 있다. 2015.2.24/뉴스1


유승민·우윤근 여야 원내대표는 24일 주례회동을 갖고 김영란법을 법제사법위원회의 합의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신중론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무위원회가 통과시킨 현재 안대로 2월 임시국회 중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단 여야가 처리 시한을 못박은 것은 아니어서 2월국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밖에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 보호법 등 주거복지 관련법,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위한 금융위원회 설치법,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엔 이견을 좁혔다. 이들 법안은 2월 국회 또는 늦어도 4월 국회엔 통과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야당이 요구한 아시아문화전당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문법),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일부 쟁점 법안에 대해선 이견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여야는 특별한 합의문도 발표하지 않고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의 2+2 회동을 24-25일에 거쳐 다시 갖기로 했다.

유승민·우윤근 여야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김영란법을 논의, 그 합의를 바탕으로 다음달 3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법안을 최종 처리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고 주례회동 참석자들이 밝혔다. 앞서 이상민 법사위원장(새정치연합)은 두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며 법사위뿐 아니라 지도부 차원의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당 원내대표는 일단 법사위 차원의 여야 논의가 우선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다만 여야가 무게를 둔 지점은 미묘하게 달랐다. 민현주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법사위 논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속도'보다는 법사위가 충분히 논의하는 게 중요하단 것이다. 반면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방점은 2월에 처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 결과 정개특위 구성안은 3일 본회의 통과가 무난해 보인다. 특위는 여야 20명으로 구성하고 정치자금법, 선거구 획정, 정당법 개정 등을 논의할 3개 분과로 나뉠 전망이다. 국회는 정개특위를 통해 선거구 획정 등 민감한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마침 이날 국회에 보낸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통해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실시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아깝게 탈락한 2위를 구제할 수 있는 석패율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주례회동 참석자들은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도 여야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보육교사처우개선을 위한 영유아보육법, 금융위설치법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제법안 외 여야가 평행선을 달린 것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국회 개헌특위 구성 문제 등이다. 개헌론자인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개헌특위 구성을 강력 요구했으나 유승민 원내대표는 특별한 언급 없이 듣기만 했다. 반대로 박상옥 후보자에 대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실시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새정치연합은 강경한 반대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청문특위 위원이기도 한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자진사퇴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앞 호텔법'으로 알려진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처리가 필요하다는 새누리당과, 이미 호텔이 공급과잉이란 반론을 편 새정치연합이 팽팽히 맞섰다.

앞서 이완구 국무총리는 취임 뒤 이날 처음 국회를 찾아 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새정치연합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개정안 등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신경전 팽팽…'불어터진 국수'vs'박근혜 불통' 공방

여야 원내대표실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는 주례회동은 이날 야당 회의실에서 열렸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을 의식, "우리가 국수 불어 터지게 하는 정당은 아니다"며 "경제 활성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유승민 원내대표는 동석한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에게 "취임하자마자 안되는 법안 얘기 많이 하셨는데 취임 초라 그런 줄 알고, 안되는 걸 되게 하는 정책위의장이 돼주실 걸 믿는다"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이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요구하는 경제법안 중 일부에 협조할 수 없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그러나 "제가 되는 것도 말했다. 안되는 것 빼고는 되는 거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여야가 경제에서 누가 더 유능한가 경쟁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강 정책위의장이 안된다고 한 법안에 대해 제가 되게끔 잘 고쳐보겠다"며 "잘 고쳐서 강 정책위의장의 마음을 고쳐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윤근 원내대표는 야당이 펴낸 '박근혜정부 2년 평가 보고서'를 유 원내대표에게 건네며 "정치공세용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나 "(정치공세가 아니라지만) 제목부터 '불통의 리더십'(아니냐)...."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모두 웃었다. 유 원내대표는 "내용은 제목보다 좋을 걸로 믿고 잘 읽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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