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닥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02.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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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걸그룹 AOA가 인기다. 인기가 많은 만큼 AOA에 대한 안티팬들도 무수히 많다. 예쁘게 보려면 예뻐 보이고 밉게 보이면 미워보이는 게 인지상정이다.

AOA를 둘러싼 찬티(좋아하는 팬들)와 안티팬 간의 댓글전쟁을 보고 있노라면 불과 2개월 전 코스닥시장의 강세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던 이들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코스닥지수가 610을 넘어서며 연일 고점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세가 조금씩 가시화됐던 지난해 12월만 해도 고점논란이 한창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18일 527.52를 기록한 후 이달 23일 현재 615.52로 불과 2개월만에 16.6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74%) 대비 4배 이상 더 높은 수익률이다. 지난해 12월 중하순 증권가에서 '1월 중소형주 강세효과'를 들며 코스닥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소수 의견에 불과했다.

올해 1월 코스닥지수가 560, 570, 580을 차례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고점논란도 점차 거세졌다. 6년여만에 최고점이라는 이유로 이미 고점에 달했다는 기술적 분석에서부터 이익모멘텀 대비 지수수준이 과도하게 높다는 기본적 분석 등이 '코스닥 고점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최근에는 코스닥 신용대차잔고가 역대 최대규모에 달했다는 점이 고점논란의 불씨로 작용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도 이해할 만하다. 멀게는 15년전의 새롬기술에서부터 최근에는 7000명 이상의 피해자를 양산했던 네오세미테크에 이르기까지 잡주들이 판치는 시장이 코스닥이었다. 대주주가 보유한 줄 알았던 지분이 알고 보니 증발돼 있다거나 회계사가 회사측 협박으로 감사의견을 '거절'에서 '적정'으로 고쳐주는 등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의 부실기업 퇴출 등 건전화노력에 힘입어 코스닥시장도 크게 개선됐다. 코스닥 상장사 중 부실우려가 있는 관리종목의 숫자는 현재 28개로 2012년 3월말(49개)에 비해 3년만에 43%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시가총액 규모는 물론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모멘텀도 과거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됐다. 시장 상황은 끊임없이 변하는 만큼 과거 시각에 사로잡혀 고점을 논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물론 주가란 올라갔다 언제든 꺾일 수도 있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고점 논란 뒤에 여전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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