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담배'에 설 민심 부글부글…현실화될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5.02.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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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 유승민 원내대표, 야 전병헌 최고위원 각각 주장…여론은 싸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뉴스1


세밑 국회에서 불거진 '저가담배 도입론'이 설 연휴 내내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여당이 담배값 인상을 추진하면서 내걸었던 명분인 '국민건강증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비등하다. '저가담배 도입론'에 대해 아직 정부조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터여서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저가담배 도입론'을 처음 제기한 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존 담배보다 싼 저가담배 도입을 검토해 볼 것을 당 정책위원회에 요청했다.



정책위 차원에서 검토해본 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해 추진하라는 취지였다. 담배값 인상 이후 고령층을 중심으로 담배값에 대한 불만이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어 야당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이 나오면서 저가담배 도입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가담배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최고위원은 구체적으로 '봉초담배'(직접 말아서 피는 담배)에 대해 세금을 일부 감면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실제 법안은 아직 발의하지 않았다.



저가담배를 도입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원가가 싼 담배를 출시하거나 △일부 담배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거나 △원가가 싼 일부 담배에 한해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 등이다. 현재 갑당 4500원 짜리 담배 한갑에 붙는 세금은 총 3318원이다.

전 최고위원이 내놓은 방안은 이와는 별개로 봉초담배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자는 것이다. 연초와 종이, 필터를 직접 사서 봉초담배 20개비(1갑)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500원으로, 일반 담배의 절반 수준이다. 연초 1g에 21원씩 붙는 개별소비세를 낮출 경우 봉초담배에 드는 비용은 더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저가담배 도입 또는 봉초담배 세금감면 주장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국민건강을 명분으로 담배값을 올려놓고 다시 값싸게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어럴 거면 담배값은 왜 올렸느냐"는 등의 부정적 반응이 다수다. 수도권의 한 60대 남성은 "노인층을 위해 저가담배를 내놓겠다는 건 노인들은 담배 피고 건강이 나빠져도 괜찮다는 뜻"이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기재부와 복지부는 아직 여당으로부터 저가담배 도입에 대한 공식적인 협의 요청을 받지 못한 채 국회의 움직임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G 관계자는 "아직 저가담배 도입에 대해 공식적인 제의를 받은 바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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