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金 적지서 '통합 행보'…文 텃밭서 '내부 다지기'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부산(김해)=구경민 기자, 광주=지영호 기자 2015.02.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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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金 "노 전대통령 비판, 후회"…文 "與의 여론조사 알레르기 반응은 자신 없다는 것"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14일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지역행보에 나섰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 여부가 이슈인 가운데 여당 대표는 적지서 몸을 낮춘 반면, 야당 대표는 텃밭서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사진=뉴스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사진=뉴스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집권 여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 개인적으로는 2010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었다.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헌화와 분양을 한 후 추모 기념관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사진과 전시물을 둘러봤다. 방명록에는 '망국병인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서민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참 멋있는 인생이셨습니다'라고 기록했다.

김 대표는 묘소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참 많다"고 운을 뗀 뒤,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초선 의원으로 계실 때 저는 국회에 통일민주당 행정실장이어서 대화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을 참 많이 비판했고, 잘 아는 사이여서 후회하는 마음이 있다"며 "올해 1월1일에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을 때 노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하고 싶었지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민주당 전당대회로 예민한 문제가 있어 (전당대회가) 끝나고 참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설 전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사회가 너무 진영 논리에 빠져서 정치권이 극한 대립을 해 온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함으로써 우리 정치가 서로 화해와 화합의 정치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미망인인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은 이날 성사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연락을 늦게 드려 다른 지역 약속이 있으신 것을 알고 왔다"며 "다음에 올 때는 사전에 미리 말씀드리고 권 여사께 꼭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대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텃밭인 광주로 향했다. 우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에 '광주 정신으로 다시 시작입니다'라고 적었다.

문 대표는 이날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와 관련해 자신이 전날 주장했던 대국민 여론조사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여론조사 주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새누리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문 대표는 "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총리 인준을) 밀어붙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국민에게 물어보고 국민을 따르자는 건데 (새누리당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 마디로 국민의 지지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상황에서 세 번째 총리 후보자를 놓고도 (여야가) 상반된 입장이라면 해법은 국민들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에 대한 공세와 동시에 문 대표는 이날 당내 최대 계파인 호남 민심 달래기에도 주력했다. 당 대표 선출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야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를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표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지지받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광주정신을 되새기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광주 5.·18민주묘역을 찾았다"며 "우리 당을 하나로 단합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13일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박지원 의원을 찾아간 것에 대해서도 "박 의원도 절 도와주시리라 생각한다"며 "박 의원이 우리 당을 하나로 만드는 일이라면 흔쾌히 돕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일정에 이어 오후에는 전남 진도를 방문해 이낙연 전남지사와 면담하고 지난 달 19일 안산에서 출발해 이날 오후 팽목항에 도착하는 세월호 피해 가족들을 만나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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